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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야구·MLB

41년 만의 만루홈런, ‘사직 제니’…올스타전 ‘퍼포먼스’ 쟁쟁

등록 2023-07-15 21:58수정 2023-07-16 09:26

채은성, 홈런왕 이어 ‘미스터 올스타’ 2관왕
롯데 김민석, 아이돌 안무 ‘베스트 퍼포먼스’
나눔 올스타의 채은성이 15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3 KBO 올스타전 4회말 2사 만루에서 만루홈런을 치고 배트플립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나눔 올스타의 채은성이 15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3 KBO 올스타전 4회말 2사 만루에서 만루홈런을 치고 배트플립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날만큼은 ‘퍼포먼스’가 달리 정의된다. 야구만큼이나 갈고 닦은 안무, 공들인 코스튬 플레이, 규정 위반(?) 소지가 있는 각종 소품에 ‘깨방정’까지, 다채로운 퍼포먼스가 팬들의 시선을 붙든다. 승패를 잊고 모든 팬이 하나 되어 즐기는 별들의 축제가 16년 만에 부산 사직야구장으로 돌아왔다. 선수들은 어느 때보다 유쾌한 ‘쇼타임’으로 만원 관중(2만2900명)에게 추억을 선사했다. 전날 오후까지 추적추적 퍼붓던 비도 잠시 쉬었다.

15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3 KBO 올스타전은 프로야구 스타들의 콘서트 현장이었다. 1회초 드림 올스타의 첫 타자 구자욱(삼성 라이온즈)은 걸그룹 뉴진스의 ‘어텐션’ 음악을 틀고 검은색 긴 생머리 가발을 쓴 채 타석에 섰다. 귀 뒤로 머리를 넘기며 나눔 올스타 선발 양현종(기아 타이거즈)에게 손으로 키스를 날린 그는 과감하게 초구를 공략, 홈베이스 뒤로 튀는 뜬공을 만들었다. 구자욱은 파울 볼을 잡으려는 나눔 포수 박동원(LG 트윈스)에게 “오빠!”를 외치며 말려 좌중을 웃겼다.

드림 구자욱이 가발을 쓰고 타석에 들어선 뒤 파울 아웃당하자 아쉬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드림 구자욱이 가발을 쓰고 타석에 들어선 뒤 파울 아웃당하자 아쉬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드림 선발 박세웅(왼쪽)이 우비를 입고 등판하고 있다. 연합뉴스
드림 선발 박세웅(왼쪽)이 우비를 입고 등판하고 있다. 연합뉴스

2007년 이후 첫 사직 올스타전인 만큼 롯데 자이언츠 선수들의 퍼포먼스가 빛났다. 드림 선발 박세웅(롯데)은 평소 ‘비를 몰고 다니는 투수’라는 밈을 살려 등 뒤에 “레인맨”이라고 새긴 우비를 입고 김원형(SSG 랜더스) 드림 감독의 우산 에스코트를 받으며 마운드에 섰다. 3회초 첫 타석에 선 드림 7번 타자 노진혁(롯데)은 법복 차림에 금색 보따리를 들고 등장해 ‘노검사’라는 별명을 온 몸으로 재현했다. 노진혁은 7회 2루타를 쳐낸 뒤 2루 베이스에서 “영장 발부”라고 쓰인 팻말을 꺼내 들어 보이기도 했다.

한동희(롯데)는 어린 시절 롯데 팬에서 롯데 선수가 된 ‘꿈을 이룬 롯린이(롯데+어린이)’라는 테마를 사직의 상징인 주황색 비닐봉지에 담아 헬멧 위로 묶은 채 3회 드림의 첫 안타를 쳤다. 지난 시즌 부상으로 올스타전을 놓쳤던 소크라테스 브리토(기아)는 트럼펫 중주단을 꾸려 자신의 응원곡 멜로디를 연주하며 행차했고, 같은 시간 양현종도 3루 응원석에 서서 트럼펫을 불었다. 소크라테스는 1회말 비거리 115m의 좌월 3점 홈런을 때려내며 일찌감치 나눔 팀 승리의 초석을 놨다.

3회초 드림팀 롯데 한동희가 ‘봉다리’(비닐봉지)를 쓴 채 안타를 치고 있다. 연합뉴스
3회초 드림팀 롯데 한동희가 ‘봉다리’(비닐봉지)를 쓴 채 안타를 치고 있다. 연합뉴스

드림올스타 노진혁이 검사복을 입고 타석에 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드림올스타 노진혁이 검사복을 입고 타석에 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쟁쟁했던 선배들을 제친 최고의 퍼포머는 김민석(롯데)이었다. 프로 데뷔 시즌 올스타 팬 투표에서 외야수 부문 2위에 오르며 역대 네번째 고졸 신인 올스타가 된 김민석은 ‘사직 아이돌’이라는 애칭에 걸맞은 독무를 준비했다. 블랙핑크의 제니 닮은꼴이라는 팬들의 의견을 반영해 그간 연습해온 제니의 ‘솔로’ 안무였다. 준수한 춤 선에 사직야구장이 들끓었고 김민석은 기자단 투표에서 전체 24표 중 12표(50%)를 받아 ‘베스트 퍼포먼스’ 상의 주인공이 됐다.

야구에서는 채은성(한화 이글스)이 올스타 주간을 접수했다. 채은성은 4회말 2사 만루 상황에서 드림 네번째 투수 구승민(롯데)의 초구를 때려 큼직한 좌월 그랜드슬램을 뽑아냈다. 올스타전에서 만루홈런이 나온 것은 1982년 초대 올스타전(김용희, 롯데) 이후 처음이다. 이날 3타수 2안타 1홈런 5타점을 올린 채은성은 기자단 투표 전체 61표 중 56표(92%)를 쓸어 ‘미스터 올스타’가 됐다. 전날 홈런레이스에서도 우승한 그는 올스타전 역사상 유일무이한 홈런레이스·미스터 올스타 2관왕을 일궜다.

나눔팀 소크라테스(왼쪽 셋째)가 트럼펫을 불며 타석에 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나눔팀 소크라테스(왼쪽 셋째)가 트럼펫을 불며 타석에 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드림올스타 김민석이 머리에 핀을 꼽고 춤을 추고 있다. 연합뉴스
드림올스타 김민석이 머리에 핀을 꼽고 춤을 추고 있다. 연합뉴스

즐길거리로 풍성했던 이날 올스타전은 나눔의 8-4 승리로 마무리됐다. 소크라테스가 우수타자상, 박영현(kt 위즈)이 우수투수상, 안치홍(롯데)이 신설된 우수수비상을 품었다. 이날 종일 화려한 춤사위로 응원단장 노릇을 한 것도 모자라 8회에는 우익수로 나눔 오지환(엘지)의 뜬공을 잡아내고, 9회에는 대타로 적시타를 때리며 종횡무진 활약한 삼성 투수 데이비드 뷰캐넌은 올스타전을 사로잡은 ‘무관의 주연’이 됐다. 뷰캐넌은 베스트 퍼포먼스 수상이 불발되자 아쉬운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시구는 마지막 사직 올스타전이었던 2007년 경기와 마찬가지로 역대 롯데 출신 미스터 올스타 5명(김용희, 허규옥, 김민호, 김응국, 전준우)이 맡았다. 5회 종료 뒤 쉬는 시간에는 한국전쟁 정전 70주년을 기념한 해군 진해기지사령부 의장대의 공연이 펼쳐졌다. 경기 전 치러진 팬들과 함께하는 ‘서머레이스’에서는 김민석, 김원중이 참여한 롯데가 우승했다.

부산/박강수 기자 turn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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