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지(LG) 트윈스와 케이티(KT) 위즈 두 팀 선수와 감독들이 6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KBO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KS) 미디어데이에서 우승 트로피에 손을 올리고 있다. 왼쪽부터 엘지 오지환, 임찬규, 염경엽 감독, 케이티 이강철 감독, 박영현, 박경수. 연합뉴스
“도루 성공 확률을 높이는 전략으로 경기를 운영하겠다.”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
“장성우의 도루 저지 능력이 다를 거다. 저희는 장성우 선수를 믿고 간다.” (이강철 KT 위즈 감독)
광주일고 선후배 사이로 한때는 히어로즈에서 감독-수석코치로 한솥밥을 먹었던 염경엽 감독과 이강철 감독은 “좋은 경기를 펼치자”라는 덕담을 주고받다가도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며 최후의 왕좌를 향한 열망을 숨기지 않았다.
정규리그 1위 엘지는 1990년, 1994년에 이어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한다. 케이티는 플레이오프에서 엔씨(NC) 다이노스를 상대로 2연패 이후 ‘3연승 역스윕’ 마법 같은 야구로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2021년에 이어 2년 만에 팀 창단 2번째 우승을 노린다. 두 팀은 7일 오후 6시30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한국시리즈(4선승제) 1차전을 펼친다. 이에 앞서 두 팀 감독과 선수들은 6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한국시리즈에 나서는 각오와 상대 팀과의 대결을 어떻게 풀어갈 것인지에 대해 설명했다.
엘지(LG) 트윈스 염경엽 감독이 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KBO리그 한국시리즈(KS) 미디어데이에서 포부를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염경엽 감독은 이날 케이티의 선발진 공략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는 “케이티는 선발의 힘으로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여기까지 올라온 게 강점이다. 한국시리즈에서도 우리 타자들이 케이티 선발을 얼마나 공격할 수 있느냐가 한국시리즈에서 승리를 쌓는 키포인트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케이티는 플레이오프에서 한창 달아올랐던 엔씨의 방망이를 팀 평균자책점 2.20으로 묶어놓았다. 역전 시나리오의 서막을 연 3차전에서도 선발로 마운드에 오른 고영표가 6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반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케이티는 고영표에 이어 윌리엄 쿠에바스, 웨스 벤자민으로 이어지는 선발진이 탄탄하고 불펜에서는 손동현, 박영현, 김재윤이라는 필승조를 보유하고 있다.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도 케이티는 고영표를 선발로 낙점했다. 고영표는 1차전을 준비하기 위해 예정된 미디어데이에도 불참했다.
5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채운 에이스 케이스 켈리를 선발로 내세운 엘지는 정규 시즌 출루율 1위(0.444)인 팀답게 정확하고도 신속한 발야구로 상대를 흔들겠다는 전략을 가지고 있다. 염 감독은 “정규 시즌에서 과감하고 공격적인 주루플레이를 했다면, 한국시리즈에서는 전체적으로 도루 성공 확률을 높이는 전략으로 경기를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케이티(KT) 위즈 이강철 감독이 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KBO리그 한국시리즈(KS) 미디어데이에서 포부를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이강철 감독은 플레이오프에서 타격감이 부진했던 중심 타선을 놓고 한국시리즈에서는 다른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 감독은 “엘지와의 경기에서 박병호를 포함한 중심 타선이 나쁘지 않았다. 엔씨와 다섯 게임을 하면서 선수들의 경기 감각이 엘지보다 우위에 있지 않나 생각하고 있다”며 “선수들을 믿고 하는 야구이기에 큰 걱정은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엔씨를 상대로 박병호와 앤서니 알포드는 각각 20타수 4안타, 14타수 2안타에 그쳤다. 케이티는 이들의 방망이가 살아나야만 한국시리즈를 낙관할 수 있다.
엘지(LG) 트윈스 염경엽 감독(왼쪽)과 케이티(KT) 위즈 이강철 감독이 6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KBO리그 한국시리즈(KS) 미디어데이에서 몇 차전까지 경기를 펼칠 지 손가락으로 표시하고 있다. 염 감독은 6차전을, 이 감독은 7차전을 예상했다. 연합뉴스
염 감독과 이 감독은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히어로즈)에서 2013년부터 2016년까지 감독과 수석코치로 함께 일했다. 그만큼 서로의 야구 스타일을 잘 알기에 1차전부터 치열한 수싸움이 예상된다. 염 감독은 “(이 감독이) 저에 대해서 너무 잘하고 있어서 껄끄러운 부분도 있지만, 한국시리즈에서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이 감독 또한 “한국시리즈라는 최고의 무대에서 염 감독과 경기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플레이오프에서) 올라와서 좋은 승부를 할 수 있어 기쁘다”고 화답했다. 정규리그 상대전적은 10승6패로 엘지가 앞선다.
장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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