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스토브리그가 개막했다. 시작은 자유계약(FA) 선수 명단 공시다.
야구위(KBO)는 15일 전준우, 안치홍(이상 롯데 자이언츠), 양석환(두산 베어스), 임찬규, 함덕주(이상 LG 트윈스), 김재윤(kt 위즈), 김선빈(KIA 타이거즈) 등 에프에이 자격을 갖춘 선수 명단을 발표했다. 에프에이 자격 선수는 17일까지 권리 행사의 승인을 신청해야 하고, 야구위는 신청 마감 다음날(18일) 에프에이 승인 선수를 공시한다. 공시 다음날(19일)부터 선수는 국외 구단 포함, 모든 구단과 교섭이 가능하다. 19일부터 본격적인 ‘쩐의 전쟁’이 열리는 셈이다.
다년계약이 일반화되며 에프에이 대어가 없는 현재 시장 상황에서 관심을 가장 많이 받는 선수는 전준우, 안치홍(이상 B등급), 양석환(A등급) 등이다. 이 때문에 김태형 감독을 새롭게 영입한 롯데로서는 집토끼 단속을 우선으로 하고 있다. 양석환은 중장거리 타자로 매력이 있어 복수의 구단이 눈길을 주고 있다. 케이티 마무리 김재윤과 엘지 중간 계투 함덕주(이상 B등급) 또한 뒷문이 헐거운 구단에 매력적인 매물이다.
한국시리즈가 끝난 지 이틀밖에 되지 않았지만 야구위가 서둘러 자유계약 선수 명단을 공시한 이유는 22일 2차 드래프트(비공개)가 열리기 때문이다. 2차 드래프트는 2011년부터 2019년까지 홀수 해에 다섯 차례 진행됐으며 한 번 폐지됐다가 올해 부활했다. 각 구단은 35명의 보호 선수 명단을 추리게 되는데 이때 에프에이 승인 선수와 입단 1~3년 차 선수는 자동으로 보호선수로 묶이게 된다. 이런 이유로 에프에이 대상자를 이르게 발표하게 됐다. 유망주가 많은 구단은 보호 선수 명단을 짜느라 골머리를 앓고 있다.
2차 드래프트에서는 올 시즌 성적 역순으로 3라운드까지 지명하게 되며, 라운드마다 각각 4억, 3억, 2억원의 보상금을 원소속팀에 내야만 한다. 올해 하위 순위 3개 구단, 즉 키움, 한화, 삼성은 2명의 추가 지명권을 더 행사할 수 있다. 4라운드 이하 보상금은 1억원이다. 2차 드래프트가 부활하며 퓨처스 에프에이는 사라졌다.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는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 연합뉴스
한편,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 입찰)으로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한 이정후(25·키움 히어로즈)의 미국행도 가시화됐다. 야구위는 “메이저리그 사무국으로부터 14일 이정후, 고우석(25·LG 트윈스)에 대한 신분조회 요청을 받았으며 15일 ‘해당 선수는 각각 키움과 엘지 소속 선수임’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키움은 이미 시즌 전부터 이정후의 메이저리그 진출을 돕기로 한 바 있다. 미국 현지에서는 이정후의 몸값을 연 평균 1400만~1500만달러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고우석은 빅리그행에 대한 꿈은 품고 있으나 아직 구체적인 움직임은 없다.
김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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