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휴스턴 투수 오스왈트 인상 깊어”
이승엽 일본 현지 인터뷰
한국이 자랑하는 ‘야구영웅’ 이승엽(29·요미우리 자이언츠)에게 야구보다 더 중요한 게 있었다. 그것은 돈도 명예도 그 무엇도 아니었다. “바로 가족입니다. 보물과도 같죠. 나의 야구인생과도 바꿀 수 있을 정도로 가장 소중합니다.”
8일 도쿄 야쿠르트 스왈로스의 안방구장인 진구구장. 태풍의 영향 때문에 이날 야쿠르트와의 경기는 취소됐지만 이승엽은 팀 동료들과 함께 구슬땀을 흘리며 연습에 열중했다. 연일 계속되는 인터뷰 요청으로 피곤함이 역력했지만, 인터뷰 요청을 한번도 거절하지 않은 그의 모습에서 팬들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엿보였다.
‘일본에 진출해 타격 등 경기력에서 달라진 게 있냐’는 첫 질문에 그는 “아주 많고, 너무 많아 뭐라 말할 수 없다”고 답했다. 그에게 지금 펼쳐진 일본 야구는 아주 새로운 야구인생 그 자체였던 것이다. 후배들이나 다른 선수들이 일본 등 해외로 진출할 수 있을 텐데 도움말을 줄 수 있냐는 질문은 곧 우문으로 돌변했다. “얘기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 그것은 스스로 찾아가는 것이지, 내가 얘기한다고 다른 사람들에게 적용되리라 생각하지도 않고, 받아들여서도 안된다고 봅니다. 야구도 인생처럼 자기의 길을 스스로 개척해나가는 것이지요. 내가 함부로 말을 못하는 이유도 바로 그 때문입니다.”
한 마디 한 마디가 곧 만 서른살이 되는 선수같아 보이지 않았다. ‘타격감을 유지하는 비결이 있냐’는 이어진 질문에 이승엽은 ‘좋은 코칭스태프’를 그 대답으로 제시했다. “지바 롯데 시절엔 오랜 슬럼프를 경험하기도 했는데 요미우리로 와서는 그런 일이 없는 것도 코치들이 문제점을 잘 잡아주기 때문이죠.” 처음 스트레칭을 시작할 때부터 동료들과 격없는 농담과 대화로 팀 분위기를 이끄는 모습도 연습 내내 돋보였다. 그가 연습타격을 하거나, 공을 던지거나 일거수 일투족 모두 카메라 기자들의 취재에 담겨졌다. 요미우리가 그를 잡기 위해 거액을 제시했다는 보도에 대해선 “정말 그렇습니까?”라고 되물었다. 이승엽은 “최근 나와 관련된 많은 보도들이 확인되지 않고 나오는 경우가 많은데 이젠 거의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자신의 유명세 탓에 과잉보도로 곤욕을 치르는 것도 그에겐 또 하나 넘어야 할 산이 된 듯했다. 메이저리그 진출 문제에 대해선 질문도 꺼내지 않았다. 지금 어떤 입장을 밝히는 게 누구에게도 좋아 보이지 않기 때문이었다. 대신 메이저리그에서 인상깊은 투수와 타자에 대해선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로이 오스왈트와 신시내티 레즈의 켄 그리피 주니어라고 답했다. “오스왈트는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무대에서 두차례 맞서본 적이 있고, 켄 그리피 주니어는 힘도 좋고 타격 폼도 좋고 본받을 점이 많습니다.”
예정된 5분간의 질문시간이 훌쩍 넘어갔지만 계속된 질문에도 하나하나 성실히 답변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승엽은 연습과 인터뷰를 끝낸 뒤 진구구장을 떠나 스스로 보물이라고 말한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 도쿄/권오상 기자 kos@hani.co.kr
요미우리로 살짝 기우는 승엽?
스승 박흥식 코치 “팀에 만족…일본 남을 듯” “이승엽의 요미우리 생활이 길어질 듯하다.” 이승엽의 타격 스승으로 잘 알려진 삼성 라이온즈의 박흥식(44) 코치가 이승엽의 미래에 대해 말을 꺼냈다. 박 코치는 8일 〈평화방송〉 시사프로그램과의 인터뷰에서 “이승엽이 요미우리 생활에 만족하고 있기 때문에 일본에 남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코치는 이승엽과의 통화내용을 공개하면서 “이승엽이 ‘하라 감독의 신임도 두텁고, 구단에서도 많은 관심을 가져주기 때문에 요미우리에 있는 게 상당히 행복하다’는 말을 많이 한다”고 전했다. 미국 진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박 코치는 개인적인 의견임을 전제로 “미국으로 간다면 마쓰이 히데키(뉴욕 양키스) 정도의 금액(3년간 2100만달러=202억원)은 받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 시절 타격코치로 이승엽과 인연을 맺은 박 코치는 이승엽의 성장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보며 정신적인 스승 노릇을 해왔다. 이승엽은 지바 롯데 머린스 시절부터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박 코치에게 전화를 걸어 상담을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휴식 맞은 승짱…이승엽이 8일 오후 도쿄 진구구장에서 연습을 마친 뒤 3루 더그아웃에서 <한겨레>와 단독 인터뷰를 하면서 활짝 웃고 있다. 이날 오후 6시 이곳에서 열릴 예정이던 요미우리 자이언츠-야쿠르트 스왈로스의 경기는 비 때문에 취소됐다. 권오상 기자
한 마디 한 마디가 곧 만 서른살이 되는 선수같아 보이지 않았다. ‘타격감을 유지하는 비결이 있냐’는 이어진 질문에 이승엽은 ‘좋은 코칭스태프’를 그 대답으로 제시했다. “지바 롯데 시절엔 오랜 슬럼프를 경험하기도 했는데 요미우리로 와서는 그런 일이 없는 것도 코치들이 문제점을 잘 잡아주기 때문이죠.” 처음 스트레칭을 시작할 때부터 동료들과 격없는 농담과 대화로 팀 분위기를 이끄는 모습도 연습 내내 돋보였다. 그가 연습타격을 하거나, 공을 던지거나 일거수 일투족 모두 카메라 기자들의 취재에 담겨졌다. 요미우리가 그를 잡기 위해 거액을 제시했다는 보도에 대해선 “정말 그렇습니까?”라고 되물었다. 이승엽은 “최근 나와 관련된 많은 보도들이 확인되지 않고 나오는 경우가 많은데 이젠 거의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자신의 유명세 탓에 과잉보도로 곤욕을 치르는 것도 그에겐 또 하나 넘어야 할 산이 된 듯했다. 메이저리그 진출 문제에 대해선 질문도 꺼내지 않았다. 지금 어떤 입장을 밝히는 게 누구에게도 좋아 보이지 않기 때문이었다. 대신 메이저리그에서 인상깊은 투수와 타자에 대해선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로이 오스왈트와 신시내티 레즈의 켄 그리피 주니어라고 답했다. “오스왈트는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무대에서 두차례 맞서본 적이 있고, 켄 그리피 주니어는 힘도 좋고 타격 폼도 좋고 본받을 점이 많습니다.”
예정된 5분간의 질문시간이 훌쩍 넘어갔지만 계속된 질문에도 하나하나 성실히 답변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승엽은 연습과 인터뷰를 끝낸 뒤 진구구장을 떠나 스스로 보물이라고 말한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 도쿄/권오상 기자 kos@hani.co.kr
요미우리로 살짝 기우는 승엽?
스승 박흥식 코치 “팀에 만족…일본 남을 듯” “이승엽의 요미우리 생활이 길어질 듯하다.” 이승엽의 타격 스승으로 잘 알려진 삼성 라이온즈의 박흥식(44) 코치가 이승엽의 미래에 대해 말을 꺼냈다. 박 코치는 8일 〈평화방송〉 시사프로그램과의 인터뷰에서 “이승엽이 요미우리 생활에 만족하고 있기 때문에 일본에 남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코치는 이승엽과의 통화내용을 공개하면서 “이승엽이 ‘하라 감독의 신임도 두텁고, 구단에서도 많은 관심을 가져주기 때문에 요미우리에 있는 게 상당히 행복하다’는 말을 많이 한다”고 전했다. 미국 진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박 코치는 개인적인 의견임을 전제로 “미국으로 간다면 마쓰이 히데키(뉴욕 양키스) 정도의 금액(3년간 2100만달러=202억원)은 받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 시절 타격코치로 이승엽과 인연을 맺은 박 코치는 이승엽의 성장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보며 정신적인 스승 노릇을 해왔다. 이승엽은 지바 롯데 머린스 시절부터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박 코치에게 전화를 걸어 상담을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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