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균이 1회말 1사 1·3루에서 왼쪽 담장을 넘기는 3점 홈런을 날린 뒤 공의 궤적을 바라보고 있다. 대전/연합뉴스
고비때마다 홈런…해결사 노릇 톡톡
준플레이오프를 앞두고 그는 며칠째 잠을 이루지 못했다. 플레이오프 1차전 전날엔 절까지 찾아갔다가 그냥 돌아왔다.
그에겐 지난해 포스트시즌의 ‘악몽’이 생생했기 때문이다. 1년 전, 한화가 에스케이·두산과 포스트시즌을 치르는 동안, 김태균이 거둔 성적은 28타수 2안타(0.071).
4번 타자의 중책을 맡았던 그는 팀이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한 책임을 홀로 진 채 쓸쓸하게 시즌을 마쳐야 했다.
올해 초 세계야구클래식(WBC) 4강 멤버로 활약하면서 큰 경기에 대한 면역을 길러서일까. 1년 동안 시련과 영광을 동시에 경험한 김태균은 달라져 있었고, 현대와의 플레이오프 4경기에서 17타수 5안타(0.294), 6타점으로 맹활약하며 1년 전의 ‘악몽’에서 벗어났다.
김태균이 무엇보다 기쁜 점은 결정적인 홈런 한방으로 팀의 중심역할을 완벽하게 해냈다는 사실이다. 그는 한국시리즈행을 결정지은 4차전 1회말 1사 1·3루에서 3점홈런을 터뜨리며 기선을 제압했다.
1차전 패배 뒤 궁지에 몰렸던 2차전에서도 1회 2사 뒤 2점홈런을 쏘며 팀을 구해냈다. 한국시리즈를 앞둔 한화로서도 김태균이 확실한 ‘해결사’의 모습을 보였다는 사실이 든든하기만 하다.
“시즌에 못한 걸 만회하려 노력했다”고 최우수선수(MVP) 선정 소감을 밝힌 김태균은 “올해 삼성에 약했지만 지금 상승세를 이어간다면 해볼만하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대전/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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