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가 ‘감독 흑역사’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한화는 8일 사퇴한 한용덕(55) 감독 후임으로 최원호(47) 퓨처스(2군) 감독을 1군 감독 대행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한용덕 감독은 전날 엔씨(NC)와의 홈경기에서 지자, 14연패의 책임을 지고 자진해서 사퇴했다.
1996년 현대 유니콘스에서 데뷔한 투수 출신 최원호 감독 대행은 통산 309경기에서 67승 73패 평균자책점 4.64를 기록했다. 한화는 정경배 수석코치, 송진우 투수코치, 박정진 불펜코치 등도 선임했다.
한용덕 감독 퇴진은 구단 단일 시즌 최다 기록인 14연패가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 선수와 코치, 프런트, 감독까지 30년을 한화와 함께 한 ‘레전드’로 취임 뒤 첫 시즌인 2018년 팀을 가을야구에 올려놓았다. 하지만 지난해 9위, 올해 연패로 중도 퇴진하면서 한화의 감독 흑역사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한화는 2010년 이후 지휘봉을 잡았던 감독 3명이 모두 중도 사퇴했다. 한대화(60) 전 감독은 2009년 부임해 2011년 공동 6위에 팀을 올렸고, 끈질긴 야구로 강팀을 상대로도 주눅 들지 않았다. 하지만 2012년 시즌 최하위로 곤두박질치자 경질됐다.
2013년 부임한 김응용(79) 전 감독은 경질은 당하지 않았지만, 명성에 흠집이 났다. 2013년과 2014년 두 시즌 동안 모두 최하위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계약 연장 없이 팀을 떠나야 했다.
2015년 한화는 김성근(78) 전 감독을 전격 영입하면서 팬들의 기대를 모았다. 자유계약(FA)선수 영입과 수준급 외국인 선수들을 대거 영입해 김 감독을 지원했다. 하지만 팀은 하위권을 전전했고 2015년 6위, 2016년 7위를 기록한 ‘야신’도 2017년 5월 불명예 퇴진했다.
한화의 반복되는 감독 수난사 배경으로는 선수층 부족이 꼽힌다. 올 시즌 한화는 하주석, 오선진이 부상으로 빠지고 베테랑 선수들이 부진하면서 무너졌다. 지난해 이용규의 ‘트레이드 요구’ 파문 등을 비롯해 선수단 분위기가 어수선하다는 말이 나온다.
프런트가 체계적인 선수 육성·관리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장성호 <케이비에스엔>(KBSN) 해설위원은 “당장 성적을 내는 데 집중하기 보다는 어떤 감독이 오더라도 시스템에 따라 움직일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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