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케이지시(KGC)인삼공사의 가드 변준형이 17일 경기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에이닷 프로농구(KBL) 4강 플레이오프 3차전 고양 캐롯과 경기에서 드리블하고 있다. KBL 제공
피로와 압박감이 빚어낸 기진맥진 승부 끝에 안양 케이지시(KGC) 인삼공사가 웃었다.
김상식 감독이 이끄는 인삼공사는 17일 경기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에이닷 프로농구(KBL) 4강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고양 캐롯에 76-72 역전승을 거뒀다. 1차전에서 프로농구
역사에 남을 대승을 일군 뒤 2차전을 무력하게 내줬던 인삼공사는 이로써 시리즈 전적 2-1 고지를 선점, 챔피언결정전까지 1승을 남겨두게 됐다.
이틀 전 승리의 기운을 이어 캐롯이 초반 기선을 잡았다. 캐롯은 최현민, 이정현의 뜨거운 손을 앞세워 1쿼터에만 3점 일곱개를 성공시키는 무력시위를 벌였다. 인삼공사는 23-11로 뒤지며 1쿼터 시작 4분 동안 득점하지 못하고 3점 8개가 모두 빗나가는 등 슛 감각에서 불안한 징후를 보였다. 인삼공사는 2쿼터 시작과 함께 수비 강도를 급격히 높이며 반격 모드로 전환했다.
2쿼터 종료를 17초 남기고 처음으로 역전에 성공한 인삼공사는 3쿼터에서 9점 차까지 벌렸다. 앞서 2차전에서 턴오버 19개로 자멸하는 모습을 보였던 인삼공사는 이날 스틸 13개를 기록하며 캐롯의 턴오버 13개를 끌어냈다. 캐롯은 3점 16개를 퍼부었지만, 4쿼터 막판 승부처에서 실수를 남발하며 추격 동력을 잃었다. 인삼공사는 3점 4개(성공률 14%)에 그쳤다.
오마리 스펠맨이 3점포 하나 없이 부진한 가운데 에이스 변준형과 베테랑 오세근이 인삼공사의 기둥 노릇을 했다. 변준형은 37분10초를 뛰며 26득점을 올렸다. 양 팀 통틀어 최다 출전시간, 최다득점이다. 그는 2쿼터 11득점, 3쿼터 12득점으로 분위기 탈환 선봉에 섰다. 오세근은 15득점 11리바운드 ‘더블더블’을 기록, 팀이 흔들릴 때마다 버팀목이 됐다.
두 팀의 4차전은 이틀 뒤인 19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인삼공사는 2년 연속 챔프전 진출 결정타를, 캐롯은 6강에 이은 두번째 ‘업셋’ 기적을 겨냥한다.
박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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