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중이 2일 서울 힐튼 가든 인 호텔에서 열린 출국 전 기자회견에 참석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A2G 에이전시 제공
미국프로농구(NBA) 꿈을 안고 정진 중인 이현중(22)의 다음 선택은 호주프로농구(NBL)다. 분투의 세월이 길어지고 있으나 그는 “제가 좋아서 하는 도전”이라는 변함없는 생각을 전했다.
이현중은 2일 서울 힐튼 가든 인 호텔에서 열린 출국 전 기자회견에 자리해 “최근 호주 리그에서 수많은 엔비에이 선수들이 나오고 있고, 지켜보는 스카우트도 많다. (엔비에이 하부 리그인) G리그보다 호주에서 뛰는 게 스카우트 눈에 더 잘 띌 수 있을 것 같아 결정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지난달 11일 호주의
일라와라 호크스와 3년(2+1) 계약을 체결한 배경에 대한 설명이다.
지난해 여름 엔비에이 드래프트를 앞두고 부상과 낙방의 아픔을 연달아 겪은 이현중은 긴 재활의 터널을 지나 올해 초 다시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이후 엔비에이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산하 구단인 산타쿠르즈 워리어스 소속으로 G리그 경기를 뛰었고, 올여름에는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 유니폼을 입고 서머리그에 나섰으나 엔비에이 계약을 따낼 만큼의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현중은 “서머리그에서 출전 기회를 많이 받지 못했지만 이것도 경험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좋은 환경 속에서 잘하는 선수는 많지만, 이렇게 경기에 못 뛰고 정신적으로 힘들 때 준비된 선수는 적다. 여기서 A급, B급 선수가 나뉜다는 마음으로, 경기를 안 뛰는 날에도 늘 열심히 준비했다”라고 돌아봤다. 그는 “건강한 상태에서도 못 뛴 것은 이번에 처음 겪은 일이라 많이 배웠다”라고 했다.
호주는 그의 부족함을 매울 담금질의 장소다. 이현중은 “(G리그나 서머리그에서) 환경이 안 좋아서 제 포지션이 빛을 못 봤다는 것은 핑계다. 그런 상황에서도 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라며 “호주 리그는 피지컬이 빡빡한 곳이다. 엔비에이보다 공간이 더 좁아서 공격자들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수비적으로도 터프한 선수가 많다. 제가 얼마나 보완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라고 했다.
고등학교 시절 일찌감치 엔비에이 입성을 목표로 삼고 장기간 해외 생활을 이어오고 있는 이현중은 “모든 경험이 저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줬다”라고 했다. 그는 “제가 어떻게 하는지에 따라 제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선수인지 정해지더라”라는 깨달음을 전하면서 “제가 (그간) 어떤 실수, 선택, 결정을 겪었든 잃은 것보다 배운 게 많다. 후회하거나 스스로 원망한 적은 없다”라고 말했다.
십대 시절 그의 해외 도전이 시작됐던 호주에서 농구 인생의 새로운 챕터를 여는 그는 3일 출국해 팀에 합류할 예정이다.
박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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