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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골프

‘컴퓨터 퍼팅’ 장착…“국외서도 ‘방글이’ 되고파”

등록 2013-03-14 19:46수정 2013-05-02 08:48

김하늘(25·KT)
김하늘(25·KT)
별별스타ㅣ ‘미소 퀸’ 골퍼 김하늘
40일 겨울훈련으로 퍼팅 자신
21일부터 미국서 LPGA 출전
“웃어야 스트레스 빨리 풀려
기회 되면 못다 한 공부 할 것”
항상 웃는다. 잘 쳐도 웃고, 실수를 해도 웃는다.

팽팽한 티 박스의 긴장감은 그의 미소로, 그의 “까르르, 까르르” 웃음소리로 해체되곤 한다. 그러면서도 지난 2년간 국내 상금왕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강자가 우글거리는 국내여자프로골프 무대에서 그의 별명은 ‘미소퀸’. 그래서인지 팬들이 많다. 특히 막판에 몰아치는 ‘폭풍 버디’와 ‘역전 우승’은 그의 트레이드마크이다.

김하늘(25·KT)이 겨우내 신무기를 장착했다. 지난 1월부터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캠프를 차리고 40일간 겨울 훈련을 한 김하늘은 특유의 정교한 아이언샷에 ‘컴퓨터 퍼팅’을 접합시켰다. 지난해 김하늘의 퍼팅 순위는 국내 10위. 결코 뒤진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린에 잘 올려놓고도 짧은 퍼팅을 자주 놓치는 바람에 더 많은 우승을 놓쳤다.

14일 경기도 기흥의 남부 골프연습장에서 샷을 다듬던 김하늘은 “선수 생활을 시작한 지 처음으로 퍼팅에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말한다.

골프를 초등학교 5학년 때 시작한 김하늘은 끈질긴 노력으로 주변을 놀라게 했다. 눈바람이 몰아치는 겨울에도 김하늘은 하루도 거르지 않고 연습장에서 살았다고 한다.

대부분의 여자프로들이 골프를 좋아하는, 사업에 성공한 아버지의 영향으로 골프를 시작한다. 반면 김하늘은 아버지 김종현(51)씨가 하던 조경 사업이 폭삭 망하고 어려움에서 허덕일 때 골프채를 잡았다. 물론 아버지 김씨도 그때까지 골프를 몰랐다. 체육시간만 되면 뛰어난 체력과 운동 신경으로 펄펄 날던 김하늘은 마침 다니던 초등학교에 골프부가 생기며 골프를 시작했으나, 두달 만에 골프부는 해체됐다. 당시 체육교사는 아버지 김씨를 설득했다. “소질이 있어요. 어렵더라도 골프를 계속 시키세요.” 아버지 김씨는 1년간 고민하다가 김하늘을 불렀다. “너 골프 계속할거니?” 아버지 앞에서 무릎을 꿇은 김하늘은 어린 나이에도 이렇게 대답했다. “아빠, 꼭 골프선수로 성공할래요. 꼭, 꼭.”

결국 김하늘의 부모는 맞벌이하며 번 돈 대부분을 김하늘에게 쏟아부었다. 아침 출근길에 어린 김하늘을 골프연습장에 데려다 놓고 직장에 가면, 김하늘은 하루 종일 골프 연습을 했다. 그리고 퇴근 때 부모를 만날 수 있었다.

그때처럼 김하늘은 지난겨울 퍼팅에 몰두했다고 한다. “이미 중학교 때부터 별명이 ‘방글이’였어요. 이래도 싱글, 저래도 벙글.” 그래서 김하늘에게 물었다. “성격이 낙천적인가요? 아니면 가식인가요?”

“물론 의도적으로 웃어요. 저라고 성질이 없겠어요. 그러나 불편한 상황에도 웃으면 오히려 스트레스가 빨리 해소돼요. 속으로 울어도 겉으로는 웃어요.”

김하늘의 심리 상담사는 아버지 김씨. 김씨는 시중에 나온 심리학 책과 스포츠 심리학 관련 책을 대부분 읽으며 김하늘의 충실한 심리 상담사 구실을 했다고 한다. “누구보다 하늘이의 마음을 잘 읽어요. 그리고 그때그때 휴대폰 문자 메시지로 ‘처방’을 보내요.”

신지애, 김인경, 김송이 등 다른 동료 골퍼들보다 늦게 운동을 시작해서, 국가대표는 물론, 국가대표 상비군도 거치지 않은 김하늘은 지독한 노력으로 ‘토종 골퍼’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초등학교 때 공부도 잘했는데…, 얼마 전 졸업한 건국대에서도 거의 수업을 듣지 못했어요. 기회가 되면 못다한 공부도 열심히 하고 싶어요.” 아쉬운 마음에 모교에 장학금 1500만원을 내놓았다.

지난주 중국에서 열린 유럽투어에 출전했다가 한국에 잠시 들른 김하늘은 15일 미국으로 출국한다. 21일 열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기아 클래식과 다음달 4일 열리는 나비스코 챔피언십에 잇따라 출전하기 때문이다. “아직 해외에서 한번도 우승을 하지 못했어요. 이제 해외 무대에서도 우승컵을 들고 싶네요.” 어릴 때 다짐했던 ‘골퍼선수로 성공’ 목표에 70% 정도 다가섰다고 자평하는 김하늘의 가지런하고 하얀 치아가 푸른 하늘 아래 빛난다. 또 웃는다.

기흥/글·사진 이길우 선임기자 nihao@hani.co.kr

[한겨레캐스트 #58] '미소 퀸' 프로골퍼 김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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