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울산 현대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지도자 컴백 뒤 트레블 도전, 가능할까?
홍명보 울산 현대 감독이 국내 프로축구 사령탑 데뷔 첫해에 트레블에 도전하고 있다.
울산은 19일 현재 K리그 1위를 달리고 있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와 축구협회(FA)컵에서는 4강에 진출해 있다. 세 대회 모두 우승 사정권 안에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 부임한 홍명보 감독은 애초 부담이 많았다. 전임 김도훈 감독이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일궈 놓은 상태에서 차별화를 시도하는 게 쉽지 않았다. 하지만 시즌 막바지에 이르면서 홍 감독의 지도력이 서서히 힘을 발휘하고 있다.
먼저 울산의 경기력이다. 울산은 시즌 K리그에서 훨씬 큰 돈을 쓰는 전북 현대와의 선두 경쟁에서 뒤지지 않고 있다. 시즌 세 차례 정규 맞대결에서는 1승2무를 달리고 있다. 최근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8강전에서도 전북을 3-2로 꺾었다.
그 배경에는 홍 감독의 전략이 있다. 홍 감독은 이동경, 이동준, 설영우, 오세훈 등 젊은 선수를 중용하면서 노쇠한 팀에 새로운 에너지를 불어넣었다. 이청용과 윤빛가람, 김기희 등 노련한 선수들은 신구 조화를 도우며 팀의 안정성을 유지시키고 있다.
팀 체질이 바뀌면서 내부의 긴장과 경쟁 체제는 더욱 강화했다. 우승이 눈앞에 다가오면서 선수들의 목표의식도 더 뚜렷해졌다. 김대길 해설위원은 “팀이 강해질 때는 선수들의 동기부여도 강하다. 특히 우승컵을 노릴 수 있을 때 선수들은 더 큰 힘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홍 감독에 대한 선수들의 신뢰도 높다. 시즌 경기를 돌아보면 울산의 승점 행진이 순탄하지는 않았다. 막판 극적인 골로 역전하거나, 운때라 승리한 경우도 있었다. 이런 경험들이 누적되면서 어려움에 처해도 극복할 수 있다는 ‘승리 자신감’(위닝 멘털리티)이 높아졌다. 홍 감독은 선수단을 장악하면서도 소통을 통해 응집력을 높이고 있다.
트레블을 달성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 자칫 3마리 토끼를 잡다가 무위로 끝나는 경우도 있다.
이런 까닭에 최근 두 차례 연속 준우승에 그쳤던 울산이 K리그 제패에 가장 집중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물론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4강 포항 스틸러스전(20일), 축구협회컵 4강 전남 드래곤즈전(27일)의 대진운도 나쁜 편은 아니다.
늘 팀 단합을 강조하는 홍명보 감독은 최근 “원 팀으로 뭉쳐 좋은 경기를 하겠다. 매 경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