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현대의 김보경이 25일(한국시각) 일본 사이타마현 사이타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4강 우라와 레드와 경기를 뛰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3연속 연장 혈투에 승부차기, 골대 실축까지. 투혼을 불사른 전북 현대가 동아시아 마지막 일전에서 사이타마를 넘지 못했다.
전북은 25일(한국시각) 일본 사이타마현 사이타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4강 우라와 레드와 경기에서 연장까지 2-2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1-3으로 패하며 결승 문턱 앞에 멈춰 섰다. 전북은 앞서 16강에서 대구FC를 2-1로 꺾으며
K리그 최후의 팀으로 생존했고 이어지는 8강전에서는
비셀 고베를 만나 3-1으로 제압하고 결승에 올랐다. 두 경기 모두 120분 연장전이었다.
반면 우라와는 16강에서 ACL조호르를 5-0, 8강에서 빠툼 유나이티드를 4-0으로 대승을 거두고 올라왔다. J리그와 컵대회까지 더해 4경기 18득점0실점으로 흠잡을 데 없는 분위기였다. 여기에 마침 동아시아권 마지막 승자를 가리는 무대는 우라와의 안방이었다. 전북으로서는 우라와 선수 11명 등 뒤에서 붉은빛으로 넘실대는 사이타마의 수만 관중을 동시에 상대해야 했다.
골을 넣은 뒤 기뻐하는 백승호.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드리블하는 송민규(오른쪽).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볼 경합 중인 구스타보(왼쪽부터 네 번째).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전반 악재가 겹치면서 전북은 경기를 어렵게 풀어갔다. 전반 7분 상대 골키퍼 니시카와 스카쿠와 충돌한 구스타보가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으며 응급상황을 맞았다. 구스타보는 응급조치 후 의식을 되찾았으나 전반 내내 불편한 기색을 보였다. 곧이어 약 3분 뒤 스로인 후 원투 패스로 오른쪽 측면을 허문 사카이 히로키가 짧게 컷백을 내줬고 마츠오 유스케가 밀어 넣으며 선제골을 넣었다.
전반전 유효슈팅을 하나도 기록하지 못한 전북은 심기일전 후 반격에 나섰다. 후반 6분 바로우가 뿌린 패스를 구스타보가 흘렸고 박스를 파고든 송민규가 영리한 움직임으로 페널티킥을 따냈다. 키커 백승호가 낮고 강력한 왼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며 균형을 가져왔다. 이어서 후반 추가시간 95분 우라와의 파상 공세를 골대 행운과 이범수의 슈퍼세이브로 넘기며 전북은 대회 3번째 연장전을 맞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전북의 발은 무거워졌다. 정규시간 종료 직전 송민규, 연장 전반 구스타보가 모두 들것에 실려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연장 후반 10분께 코너킥 상황에서 김진수를 거쳐 이승기가 낮고 빠르게 찬 크로스를 한교원이 슬라이딩으로 돌려 넣으며 마침내 경기를 뒤집었으나 연장 후반 추가시간 우라와의 카스파 주커가 문전 혼전 상황에서 세컨드 볼을 때려 다시 균형을 맞췄다.
통한의 승부차기였다. 선축을 맡은 전북의 베테랑 김보경과 이승기가 연달아 니시카와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이어서 박진섭이 성공하고 이범수 골키퍼가 데이비드 모베리 칼손의 슛을 막아내며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으나, 4번째 키커로 나선 주장 김진수의 킥이 오른쪽 골포스트를 맞고 튕겨 나가면서 전북은 고개를 떨궈야 했다. 우라와는 에스카 아타루가 골망을 가르며 3년 만에 결승행을 확정 지었다.
박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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