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루 벤투 감독도 외면할 수 없었다. 스페인서 연일 ‘공포(공격포인트)’의 무력시위(?)를 벌여온 이강인(21·마요르카)이 다시 대표팀 명단에 들었다. 2022카타르월드컵 개막까지 두 달여 앞두고 소집되는 마지막 ‘완전체’ 벤투호이기 때문에 의미는 더 각별하다.
벤투 감독은 13일 서울 축구회관에서 오는 9월 A매치 주간 친선경기에 나설 한국 남자축구 대표팀 선수명단을 발표했다. 첫눈에 들어오는 이름은 이강인이었다. 올 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개막 후 4경기 연속 공격포인트(1골3도움)를 올리며 팀의 완연한 에이스로 자리 잡은 이강인은 지난해 3월 일본과 평가전을 뛴 이후 1년6개월 만에 성인대표팀 태극마크를 달았다.
이강인은 2019년 3월 처음으로 성인대표팀에 뽑혔고, 같은 해 5월에는 20살 이하 월드컵에 출전해 한국을 준우승으로 이끌고 대회 골든볼(최우수선수)을 수상했다. 이어 9월5일 조지아와 친선경기에서 데뷔전까지 치렀지만 이후 주전으로 입지를 굳히지 못했고 지난해 3월 일본전 패배(0-3)를 끝으로 벤투호에서 하선했다. 이대로 벤투 감독 눈 밖에 나는가 싶었던 ‘골든보이’는 기어코 폼을 끌어올렸고 돌아왔다.
파울루 벤투 한국 남자축구 대표팀 감독이 13일 서울 축구회관에서 9월 평가전 선수 명단을 발표한 뒤 기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벤투 감독은 “이강인을 선발한 이유는 다른 선수들을 뽑은 이유와 같다”면서 “현 경기력과 전술적 수행 능력을 봤다”고 했다. 이어 “소속팀(마요르카)에서 이강인을 어떻게 활용하는지 관찰하고 있다. 이강인은 공격 작업에서 판단력·기술력 모두 우수하다. 단 수비적인 과제는 발전시켜야 한다”며 ‘이강인 사용법’의 양면을 두루 짚었다.
지난 6월 부상으로 빠졌던 김민재(26·나폴리)와 이재성(30·마인츠)도 돌아왔다. 두 선수가 빠졌던 여름, 대표팀은 4연전을 치르면서 수비 불안을 노출하고 중원 주도권을 잡는 데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강원FC의 ‘영건’을 넘어 K리그 올해의 신인을 향해 질주하고 있는 양현준(20)은 처음으로 벤투호에 발탁됐다. 벤투 감독은 “어린 선수지만 소속팀에서 정기적으로 출전하며 기술과 스피드가 좋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에 뽑힌 선수들은 오는 23일 코스타리카(고양종합운동장), 27일 카메룬(서울월드컵경기장)과 2연전을 갖는다. 벤투 감독은 “이번 명단은 9월 명단일 뿐이지만 이번에 포함된 많은 선수가 최종 명단에도 들 것”이라고 했다.
9월 친선경기 소집 명단 (26명)
· 골키퍼(GK): 김승규(알샤밥), 조현우(울산), 송범근(전북)
· 수비수(DF): 김민재(나폴리), 김영권(울산), 권경원(감바 오사카), 조유민(대전), 김문환(전북), 윤종규(서울), 김태환(울산), 김진수(전북), 홍철(대구)
· 미드필더(MF): 정우영(알 사드), 백승호(전북), 손준호(산둥 타이샨), 황인범(올림피아코스), 이재성(마인츠), 권창훈(김천), 정우영(프라이부르크), 이강인(마요르카), 손흥민(토트넘), 황희찬(울버햄프턴), 나상호(서울), 양현준(강원)
· 공격수(FW): 황의조(올림피아코스), 조규성(전북)
박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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