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홋스퍼의 손흥민이 12일(한국시각) 영국 레스터의 킹파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2023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3라운드 레스터시티와 경기를 마친 뒤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레스터/로이터 연합뉴스
손흥민(31)의 부활과 토트넘의 반등을 조심스레 점쳤던 목소리들이 모두 수그러든 경기였다.
토트넘은 12일(한국시각) 영국 레스터의 킹파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2023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3라운드 레스터시티와 방문 경기에서 1-4로 완패했다. 직전 경기에서 리그 2위 맨체스터시티를 잡아냈던 저력은 보이지 않았고, 지난해 9월 레스터시티를 상대로 해트트릭을 기록했던 ‘여우 사냥꾼’ 손흥민도 슈팅 한 개에 그치며 침묵했다.
토트넘은 전반 14분 상대 수비 실책이 로드리고 벤탕쿠르의 발에 맞고 선취 득점으로 연결되는 행운을 잡았으나 기쁨은 10분을 가지 못했다. 23분 코너킥 상황에서 튄 공을 남팔라스 멘디가 로켓 같은 오른발 슛으로 때려 균형을 가져왔고, 제임스 매디슨(25분), 켈리치 이헤아나초(48분)의 연속 골이 터지며 하프타임 전에 1-3까지 기울었다. 레스터는 후반 36분 하비 반즈의 쐐기포로 경기를 매조지었다.
이날 패배로 토트넘은 올 시즌 8번째 패배를 기록, 리그 5위(승점 39점)에 머무르며 4위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승점 차이가 2점으로 벌어졌다. 축구통계사이트 <파이브써티에이트> 예측을 보면 토트넘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이 걸린
4위를 달성할 확률은 29%다. 현 순위상 토트넘에 한 계단 뒤진 브라이턴 앤 호브 앨비언(6위·30%)보다 전망이 좋지 않다.
레스터시티의 하비 반스(왼쪽)가 토트넘전에서 네번째 골을 터뜨린 뒤 팀 동료 제임스 매디슨과 기뻐하고 있다. 레스터/로이터 연합뉴스
헐거운 수비 조직력은 물론 답답한 최전방까지 무기력한 모습이었다. 맨시티전에서 구단 역사상
최다 득점자 대기록을 썼던 해리 케인은 골키퍼 프레이저 포스터와 같은 볼 터치(24회)를 기록하며 힘을 쓰지 못했다. 손흥민 역시 후반 8분께 상대 패스 실책을 잡아채 만든 공격 기회에서 슛과 패스를 주저하다 오프사이드로 날리는 등 부진했다.
손흥민은 경기 뒤 인터뷰에서 “프리미어리그는 모든 선수의 수준이 높아 절대 쉬운 경기가 없다. 매우 실망스러운 결과”라면서 “더 준비하고 더 배워야 한다. 공간이 열리면 늘 문제가 생긴다. 이게 오늘의 교훈”이라고 말했다. 토트넘의 다음 경기는 오는 15일 AC 밀란과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이다.
박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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