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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A, 사면 결정 사흘 만에 철회…정몽규 “사려 깊지 못한 판단”

등록 2023-03-31 17:32수정 2023-03-31 19:10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31일 오후 서울 축구회관에서 승부 조작 연루 등의 사유로 징계 중인 축구인들에 대한 사면 건을 재심의하기 위한 임시이사회를 마치고 입장문을 발표 후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31일 오후 서울 축구회관에서 승부 조작 연루 등의 사유로 징계 중인 축구인들에 대한 사면 건을 재심의하기 위한 임시이사회를 마치고 입장문을 발표 후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승부조작 가담자를 포함해 축구인 100명에 대한 사면을 결행했던 대한축구협회(KFA)가 결정을 전부 물리고 고개 숙였다. 기습 사면 발표 사흘 만이다.

축구협회는 31일 서울 축구회관에서 임시 이사회를 열고 사면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약 45분간 이어진 이사회 뒤 입장 발표를 위한 단상에 선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결과적으로 (사면) 판단은 사려 깊지 못했다. 승부조작 사건으로 인해 축구인과 팬들이 받았던 그 엄청난 충격과 마음의 상처를 충분히 헤아리지 못했다. 한층 엄격해진 도덕 기준과 함께, 공명정대한 그라운드를 바라는 팬들의 높아진 눈높이도 감안하지 못했다”라며 “이번 사면 결정 과정에서 저의 미흡했던 점에 대해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승부조작이 스포츠의 근본정신을 파괴하는 범죄 행위라는 점에는 다른 의견이 있을 수 없다. 2011년 발생한 K리그 승부조작 가담자들의 위법 행위는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가 없다는 것을 저 역시 잘 알고 있다”라며 “그러하기에 제가 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로 재직하던 당시, 가담자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통해 다시는 승부조작이 우리 그라운드에 발붙일 수 없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바도 있다. 저는 그들이 저지른 행동이 너무나 잘못된 것이었지만, 그것 또한 대한축구협회를 비롯한 우리 축구계 전체가 함께 짊어져야 할 무거운 짐이라고 늘 생각했다”라고 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31일 오후 서울 축구회관에서 열린 승부조작 연루 등의 사유로 징계 중인 축구인들에 대한 사면 건을 재심의하기 위한 임시이사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31일 오후 서울 축구회관에서 열린 승부조작 연루 등의 사유로 징계 중인 축구인들에 대한 사면 건을 재심의하기 위한 임시이사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결정 배경에 대해서는 “2년여 전부터 ‘10년 이상 오랜 세월 동안 그들이 충분히 반성했고, 죗값을 어느 정도는 치렀으니 이제는 관용을 베푸는 게 어떻겠냐’는 일선 축구인들의 건의를 계속 받았다. 이러한 제안을 받아들이지는 않았지만, 최근에는 해당 선수들만 평생 징계 상태에 묶여 있도록 하기보다는 이제는 예방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계몽과 교육을 충실하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한 시기가 되지 않았나 생각하게 됐다. 중징계를 통해 축구 종사자 모두에게 울린 경종의 효과도 상당히 거두었다고 판단했다”라고 해명했다.

그는 “카타르월드컵 이후 한국 축구가 다시 새롭게 출발하는 시점에 승부조작 가담자를 비롯한 징계 대상자들이 지난날 저질렀던 과오의 굴레에서 벗어나, 다시 한 번 한국 축구에 봉사할 기회를 주는 것도 한국 축구의 수장으로서 할 수 있는 소임이라고 여겼다”라고도 했다. 그러나 이 모든 판단이 섣부른 것이었음을 인정한 뒤 “저와 대한축구협회에 가해진 질타와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보다 나은 조직으로 다시 서는 계기로 삼겠다. 축구팬, 국민 여러분에게 이번 일로 큰 심려를 끼쳐드린 점 다시 한 번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라고 말을 맺었다.

한 축구팬이 31일 오후 서울 축구회관 앞에서 징계 중인 축구인들에 대한 사면에 반대하는 1인 시위를 하기 위해 피켓을 만들고 있다. 연합뉴스
한 축구팬이 31일 오후 서울 축구회관 앞에서 징계 중인 축구인들에 대한 사면에 반대하는 1인 시위를 하기 위해 피켓을 만들고 있다. 연합뉴스

축구협회는 앞서 지난 28일 저녁 우루과이전을 앞두고 각종 비위 행위로 징계를 받은 전·현직 선수, 지도자, 심판, 단체 임원 100명에 대한 징계를 사면하겠다고 발표했다. 특히 이 중에는 2011년 프로축구를 뒤흔든 승부조작 사건 가담자들도 포함돼 축구 팬들 사이에서 논란을 불렀다. 아울러 상급단체인 대한체육회가 “사면 규정이 없다”라며 축구협회의 사면 결정이 “실효성 없는 조처”라고 밝혀 말뿐인 ‘대사면 헛발질’이 될 판이었다. 이에 대해 정 회장은 “대한체육회를 비롯한 관련 단체와 사전 소통이 부족했다는 지적도 무겁게 받아들인다”라고 했다.

입장 발표 뒤 정 회장은 당초 공지했던 대로 질의·응답 없이 회의장을 빠져나갔다.

박강수 기자 turn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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