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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책이 승부처를 집어삼켰다…콜린 벨 “우린 오늘 모습보다 낫다”

등록 2023-07-25 14:56수정 2023-07-26 02:41

16살 케이시 유진 페어, 대회 최연소 출전 기록
지소연(가운데)과 콜린 벨(왼쪽) 감독이 25일(한국시각) 호주 시드니의 풋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월드컵 H조 조별리그 콜롬비아와 1차전을 0-2로 패한 뒤 경기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시드니/연합뉴스
지소연(가운데)과 콜린 벨(왼쪽) 감독이 25일(한국시각) 호주 시드니의 풋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월드컵 H조 조별리그 콜롬비아와 1차전을 0-2로 패한 뒤 경기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시드니/연합뉴스

실책과 뒤따르는 위기. 두 차례 결정적 국면에서 실기한 ‘콜린 벨호’가 쓰린 분루를 삼켰다.

콜린 벨 한국 여자 축구대표팀 감독은 25일(한국시각) 호주 시드니의 풋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월드컵 H조 조별리그 콜롬비아와 1차전을 0-2로 패한 뒤 기자회견에서 연이어 실점 빌미가 된 실책 장면에 아쉬움을 표했다. 벨 감독은 “페널티킥에 이어 두 번째 골도 내줬다. 항상 실수 직후에 위험한 순간이 오기 때문에 그렇게 쉽게 (골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라고 했다.

이날 경기 양상을 바꾼 건 전반 중반 실책이었다. 한국은 28분 심서연(수원FC)이 핸드볼 반칙을 범하며 페널티킥으로 선제 실점했고, 약 10분 뒤 콜롬비아의 18살 ‘신성’ 린다 카이세도(레알 마드리드)의 중거리 슛을 얻어맞으며 추가 실점했다. 한국 진영을 습격한 카이세도의 드리블이 위력적이었지만 실점 뒤 엉성해진 수비 조직력과 골키퍼 윤영글(BK헤켄)의 선방 실수가 승부처 흐름을 그르쳤다.

패배 뒤 그라운드 위에서 눈시울을 붉혔던 대표팀 에이스 지소연(수원FC)은 취재진과 만나 “이런 큰 대회에서 실수가 나오면 힘들다”라며 “다시 분위기를 가져오기 위한 골이 필요했는데 거기 도달하지 못했다. 진 경기는 돌아보면 항상 아쉽다”라고 말했다. 벨 감독 역시 “(우리가) 결정적 기회를 포착하지 못했다. 2∼3번 공격을 잘 했지만 콜롬비아가 공격력, 점유율 등에서 훨씬 좋았다”라고 했다.

콜롬비아전에 후반 교체 출전한 케이시 유진 페어가 드리블하고 있다. 시드니/연합뉴스
콜롬비아전에 후반 교체 출전한 케이시 유진 페어가 드리블하고 있다. 시드니/연합뉴스

벨 감독은 이어서 “우리는 오늘 보여준 모습보다 훨씬 낫다”라며 팀을 추슬렀다. 벨 감독은 “오늘처럼 해서는 이길 수 없다”라면서도 “나는 선수들의 능력을 믿는다”라고 했다. 그는 “패배도 인생의 일부라고 생각한다. 너무 처지지 말고 전진해야 한다. 30년 이상 감독으로 일하면서 새겨온 자세다. 2시간 정도 지나면 나도 다시 일어설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후반 33분 교체로 그라운드를 밟은 케이시 유진 페어(PDA)는 여자 월드컵 역사상 최연소 출전 기록을 세웠다. 2007년 6월29일생인 페어는 16살26일 나이로 월드컵 데뷔전을 치러 종전 기록인 1999년 미국 대회에서의 이페아니 치에진(나이지리아·당시 16살34일)의 기록을 깼다. 여자대표팀 첫 혼혈 선수인 페어는 후반 짧은 시간 활력을 불어넣었으나 패배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박강수 기자 turn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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