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청소년축구대표 선수들이 9일(한국시각) 열린 아시아청소년축구대회 4강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한국을 누른 뒤 승리의 기쁨을 나누고 있다. 콜카타/AP 연합
청소년 축구 안타까운 승부차기
120분간 압도 불구 일본에 2-3패…북한은 결승행 체력, 기술, 정신력, 슈팅에서 앞섰다. 인원수까지 1명 더 많았다. 그러나 마무리가 약하면 이길 수 없었다. 청소년축구 선수들은 마무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뼈아프게 깨달았을 것이다. 조동현 감독의 한국 청소년축구대표팀이 9일(한국시각) 인도 콜카타 솔트레이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06 아시아축구연맹(AFC) 청소년축구대회(19살 이하) 4강전에서 숙적 일본과 연장 120분 혈투를 벌여 2-2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2-3으로 패했다. 한국은 2002·2004년에 이어 대회 정상 정복을 노렸지만 일본 벽에 막혔다. 2월 카타르 친선대회(승부차기 3-4 패), 8월 일본 SBS컵(0-3 패)에 이어 일본 청소년팀에 3번째로 져 뒷맛이 씁쓸했다. 한국은 킥오프 휘슬이 울린 뒤 40초 만에 심영성(제주)이 동료 선수의 슈팅이 빗맞고 흐르는 공을 페널티킥 지점에서 왼발 터닝슛으로 골대 안에 넣어 기선을 잡았다. 반격에 나선 일본은 후반 2분 한국의 골지역 왼쪽을 파고든 모리시마가 수비수를 따돌리며 동점골을 올려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다시 긴장의 끈을 조인 한국은 중원을 장악하며 중앙과 측면 돌파 시도, 원거리에서 골문으로 공 띄우기, 잇따른 중거리 슈팅 등 파상공세로 일본의 골문을 두들겼다. 후반 39분에는 일본의 마키노가 경고를 받으면서 퇴장당해 11 대 10으로 수적 우위까지 점했다.
그러나 이상호(울산), 이현승(전북), 신영록(수원), 심영성 등이 골문 앞에서 쉴새없이 날린 슈팅은 모두 살짝살짝 빗나갔다. 조금만 침착하면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는 슈팅도 여러번 허공으로 날렸다. 골문으로 향하는 공은 번번이 문지기에 걸려 운도 따르지 않았다. 반면 수비에 치중하던 일본은 연장 전반 15분 모처럼 찾아온 역습 기회 때의 슈팅을 그대로 골로 연결했다. 한국은 연장 후반 6분, 교체 투입된 김동석(서울)이 아크 안에서 자신이 얻은 프리킥을 그대로 골대 오른쪽으로 낮게 차 넣어, 극적인 2-2 동점을 만들었다. 그러나 추가득점은 없었다. 승부차기에 들어간 한국은 3번째 키커까지 모두 실패했고, 결국 6번째 키커 대결에서 일본이 승부차기를 성공시켜 결승행 티켓을 챙겼다. 이어 열린 4강전에서는 북한이 요르단을 1-0으로 꺾고 결승에 올랐다. 북한은 일본과 12일 오후 10시30분 정상을 놓고 격돌하며, 한국은 오후 7시30분 요르단과 3~4위전을 벌인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삼성의 세번째 투수 권오준이 닛폰햄과의 경기 6회초 1사 만루에서 대타 다나카 유키오를 밀어내기 볼넷으로 내보내 실점한 뒤 고개를 숙인 채 안타까워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집 떠난 물방망이 도쿄돔서도 침묵
권오준 투입 강수에도 1-7 패…“결승에서 보자” “타자들 컨디션이 좋다고? 제발…, 그러길 바란다.” 전날 연습에서 펑펑 홈런을 날리던 삼성의 방망이들. 경기 전 “이번엔 좀 살아나지 않겠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선동열 감독은 피식 웃으며 “경기 초반 앞서기만 한다면 자신있는데…”라고 말끝을 흐렸다. 선수들이라고 감독의 바람을 모르진 않겠지만, 삼성 방망이의 침묵은 바다 건너 일본에서도 이어졌다. 한국시리즈 우승팀 삼성 라이온즈는 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코나미컵 아시아시리즈 2006 첫날, 일본시리즈 챔피언 닛폰햄 파이터스와의 대결에서 3안타 부진에 허덕인 끝에 1-7로 힘없이 무너졌다. 한국시리즈부터 이어져 온 삼성의 빈약한 공격력은 끝내 상대 투수들의 공을 공략하지 못한 채 일본야구와의 실력차를 절감해야 했다. 삼성은 선발 임동규가 4회초 닛폰햄의 4번 타자 이나바에게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140m 대형 솔로홈런을 맞았으나, 곧바로 4회말 상대실책을 틈타 안타없이 심정수의 희생뜬공으로 1-1 동점을 만들었다. 삼성은 5회초 볼넷 2개로 2사 2·3루의 기회를 잡았지만, 양준혁이 맥없이 물러나며 역전기회를 놓쳤다. 결국 6회초 1사 1·3루에서 이나바에게 1타점 적시타를 맞으며 결승점을 내줬다. 삼성은 6회 1-2로 뒤진 1사 만루에서 권오준을 마운드에 세우는 강수를 던졌지만, 밀어내기 볼넷과 적시타 등으로 3점을 더 내주며 무릎을 꿇었다. “1차 목표는 예선통과”라고 미리 밝혔던 선 감독은 1-5로 승부가 기울자 포수 진갑용, 유격수 박진만 등 주전 선수들을 교체하며 예선 2·3차전을 대비했다. 선 감독은 전날까지 여유롭던 모습과 달리 경기 전, “친선경기 성격이던 처음(1년전)과 달리 국가대항전이 돼버렸다”며 긴장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삼성은 10일(낮 12시30분·tvN) 중국올스타팀과 2차전을 치른다. 앞서 열린 경기에서는 라뉴 베어스(대만)가 한 수 위의 공격력을 뽐내며 중국 올스타팀을 12-1(8회 콜드게임)로 누르고 첫승을 올렸다. 메이저리그 출신인 라뉴의 4번 타자 천친펑은 만루홈런 포함 2홈런, 6타점을 올리며 삼성 투수들의 경계대상 1호임을 과시했다. 도쿄/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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