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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축구·해외리그

‘부끄러운 태극마크’

등록 2007-10-30 17:58수정 2007-10-31 14:06

이운재(35.앞쪽) 와 우성용(35)이 30일 서울 신문로 축구협회에서 지난 7월 아시안컵 대회 기간중 음주 파문에 대한 사죄 기자회견을 마친 뒤 눈물을 흘리며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이운재(35.앞쪽) 와 우성용(35)이 30일 서울 신문로 축구협회에서 지난 7월 아시안컵 대회 기간중 음주 파문에 대한 사죄 기자회견을 마친 뒤 눈물을 흘리며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아시안컵 축구대표팀 일부 ‘심야술판’ 사실로
사과 기자회견…협회, 징계여부 논의
“당시 나도 관리자여서 말하기가 조심스럽네요. 그 얘길 듣고 깜짝 놀랐어요.”

홍명보 전 한국 축구대표팀 코치는 착잡해 했다. 지난 7월 아시안컵 조별리그 기간에 고참들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단란주점에서 여자종업원들과 심야 술판을 벌인 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운재(35·수원 삼성) 우성용(35·울산 현대) 김상식(31·성남 일화) 이동국(28·미들즈브러)이 그 자리에 있었다. 이운재는 바레인과 2차전을 이틀 앞둔 7월13일 현지에서 유도 감독으로 있는 지인과 같이 술집에 갔고, 인도네시아와 3차전을 이틀 남긴 16일엔 4명이 같이 갔다고 한다. 술자리는 새벽까지 이어졌다. 한국은 바레인에 1-2로 진 뒤, 인도네시아를 1-0으로 꺾고 가까스로 8강에 올라 3위를 했다. 핌 베어벡 전 감독은 저녁 식사 이후엔 자유시간을 줬다. 고참들은 이 시간을 이용했다.

이운재는 30일 축구협회에서 사과 기자회견을 갖고 “대표팀 주장으로서, 또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로서 죄송하다. 바레인에 역전패당한 뒤 잘 해보자는 의도로 모였지만 짧은 생각이었다”고 했다. ‘징계를 받을 것 같은데’라고 묻자, 갑자기 눈물을 흘렸다. 잠시 뒤 그는 “징계를 달게 받겠다”고 했다. 우성용도 “모범을 보여야 할 선수로서 부끄럽고 착잡하다”며 눈물을 보였다.

이번 일을 계기로 선수들의 자기통제와 협회 임원들의 자기반성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선수들에게 술 한 모금 마시지 못하게하는 금욕을 강요할 순 없으나, 대표팀 경기를 앞두고 새벽까지 술자리를 갖는 건 적절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거세다.

최근엔 국가대표 이아무개가 9월22일 새벽 서울의 한 룸살롱에서 술을 마신 뒤 원룸에 사는 여자종업원의 집으로 가 종업원의 머리를 때리고 화장대를 파손한 일도 있었다. 경찰에 신고한 종업원이 이틀 뒤 태도를 바꿔 처벌을 원하지 않아 파문이 커지지 않았을 뿐이다.

명지대 신문선 교수(기록정보과학대학원)는 “과거엔 국가대표로 나가면 선수와 동행임원이 나라를 대표한다는 생각으로 굉장히 조심했다. 교민들에게 희망과 기쁨을 줘야 하기 때문이다. 최상의 스포츠맨십을 보여주려면 경기 전에 인내심을 갖고 자기관리를 해야 한다”고 했다.

김덕기 한국축구연구소 사무총장은 “선수들의 처신도 문제이지만, 같이 간 임원들도 골프를 친다든지, 술을 많이 마신다든지 하면 선수단 전체가 해이해진다. 임원들도 분위기를 잡아줘야 한다”고 했다. 이번 아시안컵에서도 협회 간부들이 현지에서 골프치는 것을 본 한 교민이 협회 홈페이지에 “시합도 끝나기 전에…. 반성하세요”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협회는 조만간 상벌위원회를 열어 선수 징계 여부를 논의한다. 선수단과 동행한 이회택 협회 부회장, 이영무 기술위원장이 이에 대한 책임을 질지도 관심사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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