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의 이민아(왼쪽) 24일 인도네시아 팔렘방 겔로라 스리위자야 경기장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8강전 홍콩과의 경기에서 공을 빼앗기 위해 애쓰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언제 올지 모르는 기회, 잡아야 한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여자축구대표팀이 28일 오후 6시(한국시각) 팔렘방 겔로라 스리위자야 경기장에서 열리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4강전에서 숙적 일본과 격돌한다. 차세대 선수 충원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한국 여자대표팀으로서는 정상급 선수들이 막바지 투혼을 불사르고 있는 이때가 일본을 꺾을 기회다.
국제축구연맹 랭킹에서는 한국(15위)이 일본(6위)에 뒤진다. 역대 맞전적은 한국이 4승10무15패로 일본에 열세다. 하지만 2013, 2015년 동아시안컵에서 만나 두 차례 모두 2-1로 이긴 바 있다. 이후 최근 3년간 1무2패로 다시 뒤처지고 있지만 충분히 해볼 만한 상대다.
윤덕여 감독은 24일 8강전에서 홍콩(76위)을 5-0으로 완파하고 4강에 오른 뒤, “4강이 우리 목표로 가기 위한 가장 큰 고비다. 4강전에 우리의 모든 것을 걸도록 준비를 철저히 하겠다”고 밝혔다.
예선전이나 8강 상대와 달리 4강 일본전은 만만치 않다. 일본은 탄탄한 선수층을 기반으로 조직력과 패스, 경기운영 능력에서 아시아 최고의 수준을 자랑한다. 8강전에서는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우승팀 북한(10위)을 2-1로 제압하고 4강에 올랐다. 북한의 대회 2연패 꿈도 멈췄다.
다만 최근 3년간 한국이 일본 여자축구에 일방적으로 밀리지 않았고, 이번 대회에서 하루 먼저 8강전을 치른 한국이 휴식을 더 취하고 4강전을 벌인다. 한국이 약체 홍콩을 만난 데 비해, 일본은 까다로운 북한과 싸우면서 체력을 많이 썼다. 윤덕여 감독은 이민아, 지소연, 조소현, 이금민, 전가을 등 돌파능력과 결정력을 갖춘 선수들에게 ‘한 방’을 기대한다.
다케모토 아사코 일본팀 감독도 “우선 체력을 빨리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과 경기는 언제나 접전이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박빙의 승부가 될 것”이라고 경계하고 있다.
김대길 해설위원은 “둘 다 비슷한 전력이어서 어느 쪽이 낫다고 할 수 없다. 일본은 9번인 스가사와 유이카의 결정력이 좋고 8번 이와부치 미나의 천부적 감각이 뛰어나다. 한국은 다양한 루트의 득점로를 갖고 있다. 당일 선수들의 몸 상태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해설위원은 “현재 선수들이 2019년 월드컵을 정점으로 활약하고 난 다음에는 유소년 기반 약화로 장기간 공백이 불가피하다. 여자축구가 유·청소년으로 확산되고 일반에게 대중화할 수 있도록 새로운 프로그램을 도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만약 한국이 일본을 꺾는다면 중국(17위)-대만(42위)전 승자와 결승전을 벌인다.
김창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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