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매직…베트남축구 ‘4강 신화’ 썼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8강전 시리아 1-0 제압
연장 후반 3분 극적인 결승골
베트남 축구 사상 첫 AG 4강행
29일 저녁 6시 한국과 결승 다퉈

“조국은 대한민국이고 사랑하지만
베트남 감독으로서 책임 의무 보일 것”

박항서 베트남 23살 이하 축구대표팀 감독이 27일 저녁(현지시각) 인도네시아 자와바랏주 브카시 패트리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시리아와의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8강전에서 경기가 잘 풀리지 않자 물병을 던지고 있다. 브카시/백소아 기자 [e-mail]

“오늘 또 우리가 한 걸음을 딛는데 성공을 거뒀다. 정말로 정신력으로 무장한 우리 베트남 선수들이 자랑스럽다. 거기 감독 하는 것을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베트남의 히딩크로로 사상 첫 ‘4강 신화’를 만들어 낸 뒤 그는 공식 인터뷰에서 이렇게 소감을 밝히며 감격스러워했다.

‘박항서 매직’이 또 통했다.

박항서(59)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23살 이하(U-23) 축구대표팀은 27일 저녁(현지시각)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인근 브카시의 패트리엇 찬드라바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8강전에서 연장 후반 3분 터진 응누옌 반 토안(22)의 결승골로 시리아를 1-0으로 잡고 4강에 올랐다. 베트남 축구가 아시안게임에서 4강에 오른 것은 사상 처음이다.

베트남은 이로써 29일 저녁 6시(한국시각) 보고르의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김학범(58) 감독의 한국과 결승 진출을 다투게 됐다. 베트남은 16강전에서도 후반 43분 터진 극적인 결승골로 바레인을 1-0으로 누르고 아시안게임 사상 첫 8강에 오른 바 있다.

박항서 감독이 경기에 앞서 베트남 국가가 울리는 도중 생각에 잠겨 있다. 브카시/백소아 기자 [e-mail]

지난해 10월 베트남 축구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박항서 감독은 지난 1월 중국 쿤산에서 열린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23살 이하(U-23) 챔피언십에서 베트남을 결승까지 이끌며 국민적 영웅으로 떠올랐다. 결승에서는 우즈베키스탄과 연장 접전 끝에 아쉽게 1-2로 진 바 있다. 박 감독의 베트남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도 예선 D조에서 일본(1-0), 네팔(2-0), 파키스탄(3-0)을 누르고 3연승 조 1위로 16강에 올랐다.

경기 뒤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에서 행복하고 즐겁게 일하고 있다”며 “2002년 한·일월드컵 때는 한국팀 수석코치로 4강에 머물렀지만, 지금은 감독으로서 4강에 멈추지 않도록 최대 노력할 것”이라고 한국전에 대해 필승 의지를 보였다. 그는 또 “저의 조국은 대한민국이고 조국을 너무 사랑하지만, 베트남 감독으로서 책임과 의무를 보이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브카시/김경무 선임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