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황의조(오른쪽)가 지난 23일 저녁(현지시각) 인도네시아 위비와 묵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란과의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16강에서 선제골을 넣은 뒤 손흥민과 함께 환호하고 있다. 자카르타/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황의조가 골을 계속 넣는다는 믿음이 있으니까, 제가 (공격 2선) 내려가서 해줬습니다.”
패배를 당했으면 자칫 군대에 갈 위기에 몰렸던 손흥민(26·토트넘 홋스퍼). 그가 지난 27일 인도네시아 브카시의 패트리엇 찬드라바가 스타디움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의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8강전 4-3 승리 뒤 공동취재구역(Mixed Zone)에서 국내 취재진들에게 털어놓은 말이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는 손흥민과 동갑내기인 와일드카드 황의조(26·감바 오사카)가 예선 3경기를 포함해 16강, 8강전까지 5경기 동안 8골을 폭발시키며 한국팀 4강 진출에 일등공신 노릇을 하고 있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최전방보다는 그의 뒤에서 몸을 아끼지 않고 뛴 손흥민의 공도 크다.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전에서 황의조가 후반 중반 해트트릭을 완성할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손흥민의 멋진 패스 덕분이었다. 전반 5분 황의조가 상대 벌칙구역 외곽에서 강력한 오른발 중거리포로 선제골을 넣을 수 있었던 것은, 손흥민이 중원에서 그한테 절묘하게 공을 연결해줬기에 가능했다. 또 한국이 2-3으로 뒤져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졌던 후반 30분 손흥민이 스루패스로 황의조의 세번째 골을 도왔다.
황의조가 지난 27일(현지시각) 인도네시아 자와바랏주 브카시의 패트리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의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8강전에서 전반 5분 선제골을 넣은 뒤 도움을 준 손흥민과 환호하고 있다. 브카시/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를 누비는 탁월한 골잡이인 손흥민은 자신보다 어린 선수들 사이에서 캡틴으로서 모범을 보이며 헌신적으로 수비에 가담하는 모습을 보였다. 16강 티켓이 걸린 키르기스스탄과의 예선 E조 조별리그 최종 3차전에서는 후반 18분 결승골을 폭발시키며 자신의 이름값도 톡톡히 해냈다.
29일 저녁 6시(한국시각) 인도네시아 보고르의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베트남과의 4강전도 결국 와일드 카드인 손흥민과 황의조의 활약 여부에 따라 승패가 갈릴 전망이다. 베트남은 이번 대회에서 5경기를 치르는 동안 단 한 골도 내주지 않는 탄탄한 수비 조직력을 뽐냈다. 지난 1월 중국 쿤산에서 열린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23살 이하 챔피언십 준우승 주역들이 오랜 동안 발을 맞춰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전 수비수 도안 반 하우가 경고누적으로 나설 수 없게 돼 박항서 감독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한편, 이번 베트남과의 경기에서 태극전사들은 처음으로 흰색 유니폼을 입고 나선다고 대한축구협회 관계자가 전했다. 상·하의와 양말까지 모두 흰색으로 통일한다는 것이다.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그동안 붉은색 상의와 검은색 하의에 붉은색 양말을 착용해왔다.
자카르타/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