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범 23살 이하 축구대표팀 감독이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신문로 대한축구협회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결산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학범(58) 23살 이하 축구대표팀 감독이 아시안게임 우승 주역 손흥민(26·토트넘)과 황의조(26·감바 오사카)에 대해 높이 평가했다.
김 감독은 6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결산 기자회견에서 “선수들이 혼신을 다했고 응원해준 팬들이 있어서 우승했다. 모든 영광을 팬들에게 돌리고 싶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금메달의 주역이 된 손흥민과 황의조에 대해 ‘성숙함’과 ‘업그레이드’를 강조했다. 그는 “손흥민은 정말로 많이 성숙했다. 어릴 때 천방지축이었다면 이제는 자제할 줄도 안다는 느낌을 받았다. 경기 뒤 ‘네가 때려야지 왜 다른 사람에게 패스해?’라고 이야기하니 ‘나보다 더 좋은 자리에 있는 선수에게 줘야죠’라는 대답을 했다”는 일화를 소개했다.
아시안게임 대표팀 선발 당시부터 ‘인맥축구 논란’으로 마음고생을 했던 황의조에 대해선 “한 단계 올라섰다”고 칭찬했다. 김 감독은 “황의조를 성남FC에서 처음 봤을 때 교체멤버였다. 경기에 투입하면 슈팅 3~4개씩을 때리고 들어왔다. 선발로 나온 공격수보다 더 많은 슈팅을 했다”며 “그래서 4경기 연속 선발로 내보냈는데 계속 득점을 했다. 하지만 체력이 부족해 무릎에 이상이 왔다. 웨이트트레이닝을 주문했고 2015년에 득점을 많이 했다”고 돌아봤다.
또 “반대여론도 많았지만 믿는 구석이 있었다. 감독들이 확신이 없을 때는 절대 밀고 나가지 않는다. 성남에 있을 때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다. 일본에서 고생을 많이 하면서 성숙해졌다. 당분간 좋은 기운을 이어갈 것 같다”라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아시안게임 8강전 우즈베키스탄전이 우승의 중요한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그는 “우즈베크가 좋은 팀이라는 것을 분석할 때보다 경기장에서 더 느꼈다. 굉장히 버거웠다”고 했다. 특히 “이기고 있다가 뒤집었다가 동점을 만들고 역전하는 과정이 힘들었다”며 “경기가 끝나고 연장전 들어가서 수적으로 앞선 상황에서 ‘우리가 더 간절한 데 겨우 이거밖에 안 되느냐. 어떻게 우승하겠느냐’고 혼을 냈다”고 소개했다. 그는 “힘든 경기를 끝냈지만 그때가 선수들을 잡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봤다. 많이 혼냈다. 그것이 우승하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선수들한테 인터넷 댓글을 보고 이겨낼 수 있으면 보라고 했다. 나 역시 기사는 물론 댓글도 안 봤다. 안보는 게 편했다. 선수들도 자제를 잘했다. 선수들이 이제 기사나 댓글을 이겨내는 법을 알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창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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