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이 15일 용인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5차전에서 KB스타즈에 승리해 3승2패로 챔피언에 오른 뒤 주장 배혜윤이 우승컵을 들고 기뻐하고 있다.용인/연합뉴스
삼성생명이 여자프로농구에 새 역사를 썼다. 정규리그 4위팀이 챔프전에서 우승하는 값진 기록을 세웠다.
용인 삼성생명은 15일 용인체육관에서 열린 케이비(KB)국민은행 Liiv M 2020~2021 여자프로농구 챔프결정전(5전 3선승제) 5차전에서 김한별의 활약을 앞세워 청주 케이비를 74-57로 꺾고 챔프전 전적 3승2패로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4위팀이 챔피언이 된 것은 1998년 리그 출범 후 처음이다. 삼성생명은 2006년 여름리그 이후 15년 만에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통상 6번째 챔프전 우승이다.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는 기자단 투표에서 삼성생명 포워드 김한별(35)이 선정됐다. 삼성생명은 정규리그 승률 5할 미만(14승16패) 팀의 첫 챔피언결정전 우승 기록도 세웠다.
정규리그 2위 팀 케이비는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박지수를 앞세워 챔피언결정전1, 2차전을 내준 뒤 3, 4차전을 이겨 승부를 마지막 5차전까지 끌고 왔지만 결국 준우승에 머물렀다.
삼성생명은 1쿼터에만 9점을 넣은 김한별을 앞세워 18-11로 기선을 잡았고, 전반까지 34-28로 6점을 앞섰다. 후반 들어서도 줄곧 리드를 지키며 주도권을 놓치지 않았다. 4쿼터에서는 점수 차가 더 벌어졌다. 57-48로 9점을 앞서던 삼성생명은 베테랑 김보미(35)의 골밑 득점과 공격 튄공잡기에 이은 골밑 득점을 올려 종료 6분13초를 남기고 61-48, 13점 차까지 달아났다. 김보미는 이어진 공격에서 3점슛을 성공시켜 64-48을 만들며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삼성생명은 김한별이 22점, 7튄공, 5도움을 기록했고 배혜윤(15점), 김보미, 김단비(이상 12점) 등 선수들이 고른 득점을 올렸다. 케이비는 박지수가 17점, 16튄공으로 분전했으나 다른 선수들이 모두 한 자릿수 득점에 그쳤다.
최우수선수에 뽑힌 김한별은 2013-2014 시즌 뒤 돌연 은퇴를 선언했었다. 그러나 임근배 감독의 설득으로 2015-2016시즌 복귀해 팀의 리더로 성장했다. 김한별은 경기가 끝난 뒤 “모든 게 꿈만 같다. 모든 선수들이 고맙지만, 친구 김보미는 너무나 자랑스럽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이춘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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