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2020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본선 조별리그 E조 잘츠부르크-리버풀의 2차전에서 당시 잘츠부르크 소속이었던 일본 출신 미드필더 미나미노(왼쪽)가 골을 기록한 뒤 팀 동료 황희찬과 기뻐하고 있다. 리버풀/AFP 연합뉴스
일본은 25일 열리는 축구 한일전에 ‘프리미어리거’ 미나미노 다쿠미(26·사우샘프턴)가 선봉에 선다.
미나미노는 잉글랜드프리미어리그(EPL) 리버풀에서 벤치를 지키다가 지난달 사우샘프턴으로 임대된 후 첼시전에서 골을 넣는 등 절정의 기량을 뽐내고 있다. 최근 리그 6경기에서 2골을 기록할 정도로 몸 상태가 좋다. 그는 지난 20일 예정된 FA컵 8강전 본머스와의 경기에 출장하지 않고 유럽파 가운데 가장 빠른 21일 입국했다. 그만큼 이번 한일전에 임하는 태도가 남다르다. 한일전에서 좋은 기억도 있다. 2014년 U-19 아시아선수권 1차 리그 한국과의 경기에서 혼자 2골을 넣었다. 당시 한국은 김건희가 1골을 터뜨렸으나 미나미노 활약에 1-2로 졌다.
미나미노 말고도 독일 슈투트가르트의 주전 미드필더 엔도 와타루(28)와 오사코 유야(31·베르더 브레멘)가 공격을 이끈다. 최근 소속팀 파르티잔에서 좋은 득점 감각을 보이는 아사노 타쿠마가 최전방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수비는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뛰고 있는 요시다 마야(33·삼프도리아)와 도미야사 다케히로(23·볼로냐)가 이끈다. 공격과 중앙 수비는 일본 대표팀의 정예 멤버가 맡는 셈이다.
하지만 좌우 측면은 베테랑들이 대거 빠졌다. 풀백 나카토모 유토, 사카이 히로키(이상 마르세유)는 프랑스프로축구연맹이 유럽연합(EU) 외 지역 차출을 거부하는 바람에 뽑히지 못했다. 일본의 기대주 쿠보 타케후사(헤타페)와 도안 리츠(에인트호번)는 같은 기간 올림픽을 준비하는 U-24 대표팀에 차출됐다. 모리야스 하지메 일본 대표팀 감독은 대신 J리거의 유망주들을 대거 발탁했다. 사카토모 타츠히로(세레소) 에사카 아타루(가시와) 야마네 미키(가와사키) 등이다. 모두 중원에서 좋은 기량을 인정받는 이들이다.
하지만 한일전과 같은 큰 경기에서는 경험도 중요하다. 베테랑이 빠진 일본의 측면 수비는 한국이 강하게 압박할 경우 의외로 쉽게 뚫릴 수도 있다. 이동준(울산 현대)과 나상호(FC서울) 등 발 빠른 공격수의 활약이 관건이다.
현지 언론들은 일본 대표팀에 설욕을 주문한다. “이번에도 한국에 지면 1993년 J리그 출범 후 첫 A매치 3연패의 굴욕을 맛보게 된다”(<스포니치아넥스> 23일 보도)면서 일본 축구팬들을 자극한다. 일본은 2017년 12월 동아시아컵 E-1 대회에서 1-4로 졌고, 2019년 12월 같은 대회에서 0-1로 져 한국에 2연패를 당한 상태다.이춘재 기자
cj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