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7일(한국시각)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16강 스위스와 경기 뒤 걸어가고 있다. 루사일/로이터 연합뉴스
“호날두가 17분간 카메오로 뛰었다.”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7)가 7일(한국시각)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16강 스위스와 경기에서 후반 교체 투입된 것을 바라본 외신의 시각이다.
호날두는 이날 후반 29분 교체 투입돼 17분 동안 슛 1개를 쏘았다. 늘 경기의 주역이었지만, 이날은 팀의 대승(6-1)을 지켜보는 입장이었다. 자기 대신 선발로 나선 21살의 곤살루 하무스(벤피카)가 3골, 1도움을 기록하면서 페르난두 산투스 감독한테도 할 말이 없어졌다.
<이에스피엔>은 “호날두의 역할이 17분간의 카메오로 제한됐다”고 묘사했다. 카메오는 저명한 인사나 인기 배우가 극 중 예기치 않은 순간에 등장하여 아주 짧은 동안만 하는 연기나 역할을 뜻한다. (네이버 국어사전) 2008년 이래 주요 대회에서 벤치로 몰린 적이 없는 호날두가 느낄 씁쓸함을 짐작할 수 있다.
호날두는 11일 예정된 모로코와의 8강전에서도 선발로 나설지 불확실하다. 산투스 감독은 이와 관련해 “앞으로 정해야 한다”며 여러 가능성을 열어 놨다. 산투스 감독의 고민은 호날두를 선발에서 제외하면서 팀의 위력을 확인했다는 점에 있다. 호날두가 여전히 세계 최고의 선수 중 하나이지만, 그를 대체할 뛰어난 자원들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산투스 감독은 이날 호날두를 선발진에서 제외한 배경에 대해, “새로운 것이 아니다. 하무스는 앞서 두 경기에 나왔고, 안드레 실바도 출전했다. 나는 호날두를 포함해 세 명의 선수를 전적으로 신뢰한다. 전략에 맞게 선수를 기용할 것이고, 선발이 아닌 벤치 선수라도 모로코전에 활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해트트릭을 달성한 하무스는 “내가 선발로 나갈지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호날두는 나와 팀원들에게 항상 이야기해주는 리더다. 다음 경기에 선발로 나갈지는 모르겠지만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호날두는 소속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갈등과 결별로 심리적으로 편안한 상태가 아니다. 조별리그 3차전 한국과의 경기에서는 동점골의 빌미를 제공했고, 교체돼 나가면서도 불편한 감정을 표시한 바 있다. 외신은 호날두가 이날 스위스전 승리 뒤 관중에게 인사하며 세리머니를 펼치는 선수단과 달리 먼저 라커룸으로 향했다고 전했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