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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민턴 유수영, ‘세계1위 탈환’ 기약하며…“가지와라, 축하해!”

등록 2023-10-27 15:04수정 2023-10-27 15:17

27일 항저우 장애인AG 배드민턴 WH2 단식 은메달
유수영(오른쪽)이 27일 중국 항저우 빈장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장애인아시안게임 배드민턴 WH2 남자 단식 결승전을 마친 뒤 일본의 가지와라 다이키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유수영(오른쪽)이 27일 중국 항저우 빈장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장애인아시안게임 배드민턴 WH2 남자 단식 결승전을 마친 뒤 일본의 가지와라 다이키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오메데토(おめでとう·축하해)!”

유수영(20·스포츠등급 WH2·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일본의 가지와라 다이키(21)를 향해 외쳤다. 2022 항저우 장애인아시안게임 배드민턴 WH2 남자 단식 결승전을 마치고 공동취재구역에서 나란히 자국 언론과 인터뷰하던 중이었다. 우렁찬 기습 축하에 현장은 웃음바다가 되었으나, 당사자는 마냥 웃을 수 없었다. 세계 1위의 벽을 다시 한번 절감한 유수영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유수영은 27일 중국 항저우 빈장체육관에서 가지와라에 0-2(15-21 9-21)로 패하며 단식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첫 장애인아시안게임에서 당당하게 차지한 준우승이지만 그는 패배의 여운이 가시지 않은 듯 했다. “기대보다 너무 못해서 씁쓸하다”라고 말문을 연 그는 “긴장을 많이 해서 2세트 중반 오른쪽 전완근이 올라왔다. 초반에 했던 플레이가 후반에 나오지 않았다”라고 패인을 짚었다.

이날 경기는 팽팽하게 치고 받다가도 후반 분위기를 내주며 흔들리는 형국으로 반복됐다. 1게임 한때 13-10 리드를 잡았던 유수영은 직후 내리 8실점하며 승기를 놓쳤다. 2세트에서도 한 점씩 주고 받으며 등등하게 맞선 6-6 동점 상황에서 연속 7점을 헌납하며 흔들렸다. 이후 9-14까지 따라붙었으나 가지와라의 절묘한 하이클리어 공략에 휘둘리며 추가점을 내지 못했다.

유수영이 27일 중국 항저우 빈장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장애인아시안게임 배드민턴 WH2 남자 단식 결승전을 뛰고 있다. 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유수영이 27일 중국 항저우 빈장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장애인아시안게임 배드민턴 WH2 남자 단식 결승전을 뛰고 있다. 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유수영은 “가지와라가 이번 장애인아시안게임을 우승하면서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축하한다”라면서도 “내년에 세계선수권대회도 있고 파리 패럴림픽도 있어서 제가 (그랜드슬램을) 노려보려고 했는데 빼앗긴 것 같아 쓸쓸하다”라고 했다. 2년 전 도쿄패럴림픽에서 단식 정상에 선 가지와라는 지난해 역시 도쿄에서 세계선수권대회 챔피언에 올랐고, 이날 아시안게임까지 메이저 3대회를 제패했다.

한국 취재진과 만난 가지와라는 “(그랜드슬램은) 의식하지 못하고 있었지만 꼭 우승하고 싶었던 대회에서 이겨 기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서 그는 유수영에 대해 “동세대 선수이기 때문에 당연히 라이벌로 의식하고 있다. (앞으로도) 지지 않겠다”라고 했다. 옆에서 가지와라의 말을 통역해주던 유수영은 “거짓말하지 말라”라고 타박해 라이벌을 웃겼다.

유수영보다 한 살 많은 가지와라는 남자 WH2 등급 세계랭킹 1위로 심재열 한국 대표팀 감독과 김정준(스포츠등급 WH2·대구도시개발공사)이 이어오던 세계 최강 계보를 가져간 현 장애인 배드민턴 황제다. 유수영은 한국의 차세대 에이스로 왕좌 탈환을 꿈꿨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날 경기까지 유수영은 가지와라와 단식에서 12번 붙어 모두 졌다.

유수영(오른쪽)이 27일 중국 항저우 빈장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장애인아시안게임 배드민턴 WH2 남자 단식 결승전을 마친 뒤 일본의 가지와라 다이키와 같이 인터뷰하고 있다. 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유수영(오른쪽)이 27일 중국 항저우 빈장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장애인아시안게임 배드민턴 WH2 남자 단식 결승전을 마친 뒤 일본의 가지와라 다이키와 같이 인터뷰하고 있다. 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금메달을 걸진 못했으나 유수영은 출전한 3종목에서 모두 입상(단식 은, 남자 복식·혼합 복식 동)하는 성과를 냈다. 그는 “대회 나오기 전에 ‘아무리 못해도 은메달은 따고 가자’라고 생각했다. 최소한의 목표는 달성해서 안심이고, 출전한 경기 전부 메달을 따서 다행이다”라며 “한국 배드민턴 선수 중 최다 메달을 달성한 점은 정말 기쁘다”라고 했다.

다시 절치부심의 시간에 돌입하는 유수영은 세계선수권과 패럴림픽을 바라본다. 그는 “작년 세계선수권을 일본에서 해서 일본이 금메달 2개를 다 가지고 있다. 내년 2월 세계선수권에서는 제가 무조건 막겠다”라고 말했다.

항저우/박강수 기자 turn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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