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곪아가는 파벌싸움…바래가는 금빛영광

등록 2006-04-05 20:36수정 2006-04-05 22:32

쇼트트랙 ‘한체대’-‘비한체대’ 훈련·작전 따로
최대 피해자는 선수들…빙상연맹 진상조사키로
토리노올림픽에서 무려 6개의 금메달을 석권한 한국 쇼트트랙이 불과 2달도 채 안돼 극심한 파벌싸움을 보이고 있다.

문제의 발단은 쇼트트랙 대표팀이 세계선수권대회를 마치고 귀국한 지난 4일 안현수(21·한국체대)의 아버지 안기원(49)씨가 인천공항에서 “코치와 선수들이 현수의 1등을 방해했다”고 주장하면서 시작됐다. 안씨는 “1000m와 3000m에서 코치의 지시로 다른 선수들이 현수를 막았다”고 말했다.

세계선수권에서 무슨 일이?= 3일 2006 쇼트트랙세계선수권 마지막 날 남자 3000m 슈퍼파이널 결승. 마지막 반 바퀴를 남기고 뒤따르던 안현수가 선두 이호석을 안쪽 코스로 추월을 시도하다 막히자 이호석의 등을 밀었다. 이호석은 엉덩방아를 찧으며 넘어졌고, 안현수는 경기가 끝난 뒤 ‘밀기반칙’으로 실격당했다. 이호석은 5위에 그쳤다.

“현수의 진로를 고의적으로 막았다”는 안씨의 주장에 대해 ‘비한체대파’인 송재근 코치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안현수가 욕심을 부린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자기네(한체대쪽)들 입맛에 맞는 소리만 한다. 우리(비한체대)가 앞에서 끌고 그들은 뒤따르기만 했다”고 주장했다. 서로 끌어줘야 하는 쇼트트랙 레이스에서 ‘한체대쪽’ 선수들은 뒤에서 따르기만 하고 체력부담이 많은 선두로 나서지 않았다는 얘기다.

한 집안 두 파벌?= 현재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은 철저하게 두 개로 나뉘어 있다. 박세우 코치는 안현수와 최은경, 전다혜(이상 한국체대), 강윤미(과천고)를, 송재근 코치는 오세종(동두천시청), 송석우(전북도청), 서호진(경희대), 이호석(경희대), 진선유(광문고), 변천사(한국체대)를 각각 나눠 지도하고 있다. 외형적으로 한국체대와 비(非)한체대다. 어느 코치의 지도를 받느냐에 따라 훈련일정은 물론 작전지시 및 훈련 후 일과도 다르다. 선수들 사이에서도 밥을 따로 먹고 잠도 따로 잔다.

쇼트트랙은 한국이 금메달을 따는 유일한 겨울 스포츠 종목이라는 점에서 파벌간 반목과 갈등이 계속 심화돼온 것이다. 토리노올림픽에서도 파벌이 두드러졌지만 ‘국위선양’ ‘금메달 수확’이라는 명분아래 잠시 숨겨져 있었을 뿐이었다.

대책은 있나? = 안현수는 인터넷 한 홈페이지에 “파벌싸움이 너무 커져 선수들이 많은 피해를 보는 것 같다”며 “스케이트를 그만두고 싶을 정도로 상태가 심각하다”는 아픈 속내를 털어놨다. 결국 파벌의 어느쪽과 관계없이 이런 싸움이 지속되면 결과적으로 피해는 선수들에게 돌아가게 마련이다.

사태가 심각하게 돌아가자 대한빙상경기연맹(회장 박성인)은 대책을 내놨다. 파벌훈련을 방지하기 위해 감독과 코치 2인 체제로 코칭스태프를 구성하고 선임은 대표선발전 이전에 하겠다는 것이다. 연맹은 6일 긴급 상벌위원회를 열어 안기원씨의 연맹 부회장 폭행사건과 함께 기존 대표팀의 훈련방식에 대한 진상조사도 논의하기로 했다. 연맹 관계자는 “조사결과에 따라 기존 코칭스태프들에 대한 징계조치가 내려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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