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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스포츠 현장을 가다] 시원하고 짜릿! e스포츠 e열치열

등록 2006-07-31 20:00수정 2006-07-31 20:02

29일 게임리그 팬들로 발 디딜 틈 없이 빼곡하게 찬 광안리해수욕장. 10대가 대다수인 이들은 경기 시작과 함께 쏟아진 장대비에도 꿈쩍하지 않고 4시간30분 동안 모니터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29일 게임리그 팬들로 발 디딜 틈 없이 빼곡하게 찬 광안리해수욕장. 10대가 대다수인 이들은 경기 시작과 함께 쏟아진 장대비에도 꿈쩍하지 않고 4시간30분 동안 모니터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게임리그 열린 광안리 4만 인파…“땀흘려야 스포츠인가요” “보는 재미 끝내줘요”
“학창 시절 마지막 추억을 남기러 왔다.”

그들의 목적지는 푸른 파도가 넘실대는 유명 해수욕장이었지만, 보고자 하는 것은 ‘온라인게임리그 결승전’이었다. 오후 7시부터 11시30분까지, 대형 모니터 화면 속 게임 캐릭터들을 통해 그들의 ‘마지막 청춘’은 불타고 있었다.

이(e)-스포츠(네트워크 게임을 이용한 각종 대회나 리그) ‘스카이(SKY) 프로리그 2006’ 전기리그 결승전이 열린 29일 밤 부산 광안리해수욕장. ‘물 반, 청소년 반’일 정도로 대회를 보러 온 10대 젊은이들로 북적댔다. 하루 입장 관중 4만명. 프로축구와 프로야구는 물론이고 국내 어떤 스포츠도 현재 이 정도의 인기를 누리지 못한다. 본격적인 휴가철이 늦게 시작됐고, 대회 당일 장대비가 쏟아졌다는 사실까지 고려하면 놀라울 따름이다.

“땀 흘려야 스포츠인가?”=무엇이 그들을 이토록 열광하게 하는 걸까? 경남 사천에서 누나와 함께 왔다는 김용석(14)군은 “앞자리에 앉기 위해 5시간을 기다려 입장권을 받았다”며 “피서가 아니라 이거 보러 왔다”고 분명하게 말한다. 그에겐 “박성준(MBC게임단 선수)의 플레이를 직접 보는 게 꿈만 같은 일”이다. 그는 “운동도 좋아하지만 그런 운동들은 보는 재미가 없다”며 “전략이 워낙 다양해 볼 때마다 다르다”고 ‘스타’(스타크래프트의 약칭)의 매력을 설명했다.

전영근(18)군은 “10대의 마지막 추억을 만들기 위해” 경북 구미에서 친구들과 함께 광안리에 왔다. 고3인 그들에겐 이미 e-스포츠가 기존 스포츠의 구실을 대신하고 있다. 전군과 친구들은 수업이 끝나면 피시방에 모여 ‘스타’를 하며 시간을 보낸다. 그는 “야구나 농구 같은 거 할 만큼 친구들이 모이지도 않는다”며 “어디서든 할 수 있고, 굳이 땀 흘려야 스포츠도 아니다”라고 했다.

짧은 노력, 큰 쾌감=스타크래프트의 경기당 소요 시간은 짧으면 5분에서 30분. 1 대 1부터 최다 4 대 4까지 누구와도 대결이 가능하다. 명지대학교 e-스포츠연구센터 이장주 교수는 “기존 학교 앞 당구장 문화가 컴퓨터 속으로 들어간 꼴”이라고 설명했다. e-스포츠의 열기는 사회변화와도 관련 있다. 전군과 친구들은 “수업 끝나면 다들 학원 가느라 뿔뿔이 흩어진다”며 “따로 모여서 놀 만한 시간도, 장소도 없다”고 했다.

2000년대 들어 케이블 게임채널의 중계방송이 시작돼 ‘보는 스포츠’가 확산되자 여성 팬들도 크게 늘어났다. 이날 광안리를 찾은 10대 팬들의 절반 이상은 여성들이었다.

대구에서 왔다는 여중생 이수영(15)양은 “할 줄 몰라도 보는 건 재미있다”며 “축구·야구는 남자들만 재미있어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팬들의 나이가 10대에서 20대 초반에 한정되는 대신 여성 팬들을 끌어들이면서 저변이 확대됐다.

부산/글·사진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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