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전지훈련중인 프로농구 창원 엘지의 최고참 선수 김훈(왼쪽)과 김동언이 “챔피언 반지를 끼고 은퇴하고 싶다”며 올 시즌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베이징/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김동언·김훈 “챔피언 반지끼고 은퇴하겠다”
“챔피언 반지를 끼고 은퇴하고 싶다.”
프로농구 창원 엘지(LG)의 최고참 선수 김동언(33·195㎝)과 김훈(33·190㎝)의 각오가 남다르다. 73년생인 둘은 올해 김영만(34)이 원주 동부로 이적하면서 팀내 최고참의 바통을 이어받았다. 중국 베이징에서 전지훈련중인 이들은 많게는 10년이나 차이가 나는 후배들과 함께 구슬땀을 흘리며 시즌 개막을 기다리고 있다. 둘은 남달리 깊은 우정으로 후배들을 잘 이끌고 있다.
‘스마일 슈터’ 김훈은 대전고와 연세대를 거쳐 프로팀 대우와 에스비에스(SBS)에서 전성기를 보냈다. 2년 전 엘지로 이적한 뒤 식스맨으로 뛰고 있지만, 꾸준한 몸 관리와 술·담배를 거의 입에 대지 않는 절제된 생활로 선수생활을 장수하고 있다.
김훈은 “아직 장가도 못갔는데 어느새 최고참이 됐다”고 웃은 뒤, “후배들에게 말보다 몸으로 실천하며 솔선수범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그는 “창단 10주년인 올해 챔피언의 꿈을 이루고 싶다. 개인적으로도 은퇴 전에 꼭 우승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훈은 전성기를 지나면서 출전시간도 많이 짧아졌다. 하지만 그는 주어진 여건에서 최선을 다하는 게 목표다. 그는 “짧은 출전시간 동안 경기 흐름을 잘 읽고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겠다”고 소박하게 말했다.
김동언은 송도고와 한양대를 졸업한 정통 센터다. 실업팀 기아와 프로팀 모비스-케이씨씨(KCC)-전자랜드를 거쳐 김훈과 함께 2년 전 엘지로 이적했다. 대학선발에 뽑힐 정도로 유망주였지만 고질적인 허리디스크로 프로 초창기 1년6개월 동안 재활에만 매달리는 시련도 겪었다. 운동을 그만둬야할 위기였지만 재기에 성공했고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아직도 체력에는 문제가 없다. 눈웃음이 매력적인 그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다. 2년 전 결혼해 19개월 된 딸 채원이를 뒀다.
김동언 역시 개인적인 욕심은 없다. 그는 “언제나 신인다운 자세로 뛰겠다”며 “후배 주축선수들을 잘 이끌어 팀이 우승하는 데 꼭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글·사진 베이징/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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