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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슛쏘면 “삑” 닿기만 해도 “삑”

등록 2006-12-12 20:14수정 2006-12-13 00:25

박현철 기자
박현철 기자
어느 정도 ‘안방팀 텃세’는 예상했지만, 도를 넘어서도 한참 넘어섰다.

15회 아시아경기대회 남자핸드볼 한국-카타르의 4강전이 열린 12일(한국시각) 카타르 도하 알가라파경기장. 심판의 편파판정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를 보여준 최악의 상황이 펼쳐졌다.

이날 심판은 아시아핸드볼연맹 회장국인 쿠웨이트 출신 알리 압둘후세인과 사미 칼라프. 이들은 한국이 골을 성공시키면 ‘오버스텝’과 ‘라인크로스’라며 마구 휘슬을 불어댔다. 이렇게 손해본 것만 대략 10여골. 상대와 닿기만 해도 반칙을 선언하니, 13m 라인 밖에서 중거리슛을 쏠 수밖에 없었다.

수비 때는 2분 퇴장을 남발했다. 어이없다는 표정을 짓는 윤경신에게 2분 퇴장을 줬고, 후반에는 벤치에 앉아 있던 백원철에게까지 레드카드를 꺼내들었다. 2분 퇴장은 한국이 10번인 반면, 카타르는 3번뿐이었다. 한국은 경기 내내 골키퍼를 포함해 상대방보다 적은 5~6명이 공격을 해야 했다. 7대7의 싸움이 5대9의 싸움으로 바뀌었다. 객관적으로 두팀 실력차가 별로 없는 상황에서, 한국의 28-40 대패는 어쩌며 당연한 결과였다.

아시아경기대회 6연패를 노리는 한국을 누르고 금메달을 차지하려는 개최국 카타르. 그들의 보이지 않는 ‘계략’은 본선부터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핸드볼연맹은 한국-쿠웨이트의 본선리그 최종전에 국제핸드볼연맹(IHF)으로부터 심판자격을 박탈당한 카타르 출신 심판을 배정해 쿠웨이트의 승리를 도왔다.

핸드볼은 다른 종목에 비해 심판 판정에 따라 승부가 좌우될 수도 있는 여지가 많은 종목. 1988년 서울올림픽 우승 당시에도, 개최국 한국은 판정시비에 휘말리기도 했다. 그런 것들이 이번에 부메랑이 돼 돌아온 측면이 없지 않으나, 이번엔 도를 한참 넘었다. 강재원(41) <한국방송>(KBS) 해설위원은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이렇게까지 심할 줄은 몰랐다”고 혀를 찼다. 윤경신은 “지금까지 핸드볼을 했다는 게 창피하다”며 허탈해했다.

결국, 편파판정 여론이 거세지자, 카타르핸드볼협회 관계자가 한국선수단을 방문해 심판판정이 불공정했음을 인정하고 재경기 수용의사를 표시해, 이번 사태는 도하아시아경기대회의 최대 오점으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도하/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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