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을 갖고 놀 때 아이들의 얼굴엔 웃음이 가시지 않았다. 서울 소년의 집이 운영하는 알로이시오 축구부 선수들이 10일 학교를 방문한 서울시청 여자축구팀 누나들과 공을 차며 즐거워하고 있다. 장철규 기자 chang21@hani.co.kr
축구로 희망 키우는 ‘서울소년의 집’ 초등 축구부
6학년 (고)동현이는 몸무게가 58㎏이다. 배가 툭 튀어나와 ‘뚱땡이’로 불린다. “부적합한 몸이라 안 시키려고 했죠. 너무 하고 싶어 하기에….”(임철호 감독) “어른 슛도 척척 막는다”는 친구들의 자랑처럼 동현이는 당당한 주전 수문장이 됐다. 같은 학년 (공)정한이는 “동현이가 6살 때 엄마 아빠가 동현이랑 누나를 (소년의 집에) 놓고가는 걸 봤다”고 말했다. 중앙 수비수인 6학년 (이)성주는 “아기 때 와 엄마 아빠 얼굴을 모른다”고 했다. “한번은 보고 싶어요. 어떤 분들인지 궁금하니까 ….” 하지만 지금은 아니라고 했다. “대학 가서 축구도 하면서 공부도 하고 …. 제가 더 크면.”
아이들에게 웃음을 준 건 ‘축구공’이었다. 서울 은평구 응암동 ‘서울소년의 집’이 운영하는 알로이시오 초등학교 축구부. 키(139㎝)는 작아도 빠른 공격수인 6학년 (김)희찬이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가고 싶다”고 크게 말했다. 왼쪽윙백 6학년 (이)태인이는 “합주부에 있다 엄마가 축구 잘한다고 해 들어왔다”고 했다. 엄마는 염아가다 수녀를 말한다. 태인이는 “돈 벌면 축구화, 축구공을 잔뜩 사 아들에게 물려주고 싶다”고 했다.
“키가 다들 작은 편이죠. 식사가 잘 나오지만 아무래도 다른 아이들처럼 간식 같은 걸 아무 때나 먹지 못하니까요.”(이정환 코치) 축구부는 오후 3시까지 수업을 다 받고 2시간 정도 훈련한다. 성적이 떨어지면 운동도 잠시 쉬어야 한다. 그런데도 축구부는 1975년 개교 후 전국과 서울시 대회에서 60여차례나 우승했다. 2003년 4관왕에 올랐고, 2006년 서울시교육감배 우승, 올해 서울 소년체전 예선 1·2차 우승, 서울시 교육감배 3위를 한 강팀이다. 한 선수가 연습경기에서 골을 먹자 눈물을 훔치며 뛰었다. 임 감독은 “우리 애들 지면 저렇게 울어요”라고 했다. 임 감독은 성적 비결이 “기본기를 충실히 가르친 덕분”이라고 했다.
‘소년의 집’에서 유일하게 등하교를 하는 5학년 (이)건희는 사립학교를 다니다 2학년 말 전학온 특이한 경우. 임 감독은 “부모님이 여기 아니면 안된다고 해 받아줬다”고 했다. 건희 아빠는 “기본기 위주로 교육한다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건희는 “꿈을 찾아 왔는데, 친구들이 너무 착하다”며 쑥쓰럽게 웃었다. 감독이 “너무 몸치여서 도저히 안되겠다”고 했던 주장 (김)서광이는 없어서는 안될 존재가 됐다. 서광이는 “외국에 나가 한국을 빛내고 싶다. 축구할 땐 짜증도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태인이도, 4학년 (변)수호도 “공을 차며 같이 놀 때 너무 재밌다” “신난다”고 재잘대다 또 까르르 웃었다.
글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사진 장철규 기자 ch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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