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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몽 뚫고 ‘기지개’ 한국마라톤 깨어나라

등록 2007-11-07 18:51수정 2007-11-07 19:45

이은정(26·삼성전자)
이은정(26·삼성전자)
전성기 때 한국신 6번…갑작스런 슬럼프로 정신과 치료받기도
재기 성공…“내년 2시간24분대 목표 세계수준 합류하겠다”
36.5˚C 데이트 / 3년 만에
2시간20분대 재진입한 이은정

한번의 실패로 찾아온 슬럼프. 그 속에서 끝없는 좌절의 고통을 겪었던 2006년. 사람들은 다시 마라톤에 복귀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운동화끈을 다시 조여맨 지 10여개월, 3년여 만에 2시간20분대에 진입해 완벽한 재기를 알렸다.

‘한국여자 장거리 기록제조기’ 이은정(26·삼성전자)은 생애 처음 찾아온 시련의 발단이 2005년 11월 도쿄마라톤이었다고 털어놓았다. “30㎞ 지점에서 배가 아파 기권했지요. 25㎞부터 조금씩 아파왔는데, 원인을 알 수 없었습니다.”

가장 전성기였던 2005년 그는 뛸 때마다 한국기록을 쏟아냈다. 2004년 10월 전국체전 5천m에서 자신의 첫 한국신기록을 내더니, 이듬해엔 2월과 4월 국제 하프마라톤에서 연거푸 한국기록(1시간11분15초)을 작성했고, 계속해서 5천m(15분41초62)와 1만m(32분43초35) 트랙에서 3차례나 기록을 갈아치웠다.

1년 사이에 6번의 한국기록을 냈던 그의 상승세로 한국 육상계의 시선은 온통 이은정에게 쏠렸다. 하지만, 가파른 상승세는 ‘위험’을 동반하기 마련이다.

그해 9월 대구국제육상 5천m에서 자신의 기록에 1분 가까이 늦게 뛰었고, 10월 전국체전 1만m와 하프마라톤에서도 각각 1분 이상씩 처졌다. 상승세가 원인을 알 수 없는 하향세로 접어든 그해 도쿄마라톤의 기권은 이은정을 심리적으로 더 위축시켰다.

“훈련집중도 안되고, 운동효과도 나질 않더군요. 결국 우울증이 찾아와 정신과 치료까지 받게 됐답니다. 그렇게 2006년 한해가 흘렀죠.” 스스로에 대한 기대감이 너무 컸던 탓일까? 훈련에 대한 불만족이 스트레스로 나타났고, 생활 모든 면으로 스며들면서 의욕상실까지 불러와 운동을 포기할까 생각도 했었다. 하지만, 그만큼 육상에 대한 집착이 컸기에 포기도 쉽지 않았다.

“마라톤이요? 자기만족을 위해 뛰는 거죠. 힘든 것 자체에 도전하는 과정, 그 속에서 정말 기쁨과 보람을 찾을 수 있으니까요.” 어느 새 그는 과거의 아픔을 딛고 한층 성숙해진 베테랑의 분위기를 풍겼다.


지난 4일 중앙서울마라톤에서 2시간29분32초로 우승한 이은정은 “목표했던 28분대에 들진 못했지만, 어느 정도 컨디션을 끌어올렸다는 데 만족한다”며 웃었다. 그의 목표는 내년 베이징올림픽 출전이다. 이미 기준기록을 통과해 출전은 확정적이지만, 메달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 “지금 5㎞당 17분 중반대의 페이스를 17분 초반대로 낮춰야 합니다. 결국 지구력 스피드를 향상시키는 게 과제죠.” 그래서 내년 상반기 중 2시간24분대 주파로 한국기록을 깨면서 세계수준에 합류하겠다는 야심이다.

이봉주 독주체제였던 한국 마라톤에 이은정의 선전이 잔잔한 감동과 기대감을 동시에 던져주고 있다.

화성/글·사진 권오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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