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베이루트에서 열린 제14회 아시아남자핸드볼선수권대회 한일전 경기 모습. 사진 김동훈 기자
한국남자 핸드볼대표팀이 제14회 아시아선수권대회 준결승전에서 일본을 꺾고 결승에 진출해 대회 2연패에 바짝 다가섰다.
한국은 18일 새벽(이하 한국시각) 레바논 베이루트 알사다카 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준결승전에서 ‘월드스타’ 윤경신(7골)과 박중규·정수영(5골) 등의 활약으로 일본을 30-23으로 가볍게 물리쳤다. 한국은 사우디아라비아에 26-25, 1골 차로 극적인 승리를 거둔 바레인과 20일 새벽 1시 결승전을 갖는다.
수비의 승리였다. 한국은 전반 김태완-정수영-유동근을 앞선에, 백원철-박중규-정의경을 뒷선에 배치하는 3-3 수비로 일본 공격을 차단했다. 그러나 공격은 풀리지 않았다. 윤경신과 백원철의 슛 3개가 연거푸 골대를 맞고 나오는 등 운이 따르지 않았다. 또 실책이 상대 속공으로 연결되며 8분께 4-6으로 뒤지기도 했다.
전반 중반까지 일본과 동점 5번, 역전 3번을 주고받으며 접전을 펼치던 한국은 이후 수비 조직력이 살아나고 윤경신과 백원철(3골)의 슛이 터지면서 전반 22분께 14-8까지 달아났다. 하지만 전반 막판 일본 골키퍼의 잇단 선방으로 전반을 14-12, 2골 차로 앞선 채 끝냈다.
한국의 수비는 후반 초반에 다시 빛났다. 후반 6명이 일자로 서는 6-0 수비로 전환한 한국은 일본을 10분간 단 2득점에 묶었다. 그 사이 한국은 윤경신, 정수영, 김태완(3골) 등이 정신없이 상대 골문을 두드렸고, 후반 10분께 20-13, 7골 차로 벌리며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후반 막판에는 정의경(3골)과 오윤석·박경석(이상 1골)까지 득점에 가세하며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일본의 자존심’ 미야자키 다이스케는 정수영-유동근 등 발빠른 한국 수비수들과 골키퍼 강일구의 선방에 철저히 막히며 고작 1골에 그쳤다.
조영신 한국대표팀 감독은 “사실상의 결승전인데다 한일전이라 경기 초반 선수들이 긴장해 실책이 많았다”며 “그러나 후반에 일본의 허를 찌르는 6-0 수비로 바꾸면서 크게 이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바레인은 사우디아라비아와 25-25 동점에서 경기 종료 2초를 남기고 골키퍼가 상대 골문을 향해 길게 던진 공이 그대로 버저비터 결승골로 연결되며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한국은 이번 대회 2차 리그에서 바레인에 39-26, 13골 차로 여유있게 승리한 바 있다.
베이루트/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베이루트/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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