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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역할 잘해 팀 살리는게 핀란드의 힘”

등록 2012-10-18 20:04수정 2012-11-20 13:58

핀란드와 한국을 오가며 활동하는 안양 한라 아이스하키팀의 이돈구, 조민호, 신상우(왼쪽부터)가 지난 10일 안양 실내빙상장에서 훈련 준비를 하고 있다.  안양/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핀란드와 한국을 오가며 활동하는 안양 한라 아이스하키팀의 이돈구, 조민호, 신상우(왼쪽부터)가 지난 10일 안양 실내빙상장에서 훈련 준비를 하고 있다. 안양/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별별 스타] 핀란드리그 한달 뛰고 온 안양 한라 아이스하키 선수들
스피드보다는 수비존 강조
화려하진 않지만 창의적 경기

“경기를 많이 못 뛴 건 안타깝지만 좋은 경험 했어요.”

시작이 비장했기에 아쉬움은 더 크다. 지난 10일 안양종합체육관에서 만난 안양 한라 소속 신상우(25), 이돈구(24), 조민호(25). 7월 부푼 꿈을 안고 아이스하키 강국 핀란드를 향할 때만 해도, 이들은 한달여 만에 고국 땅으로 돌아오게 될 줄 몰랐다.

안양 한라는, 한국팀의 2018년 평창겨울올림픽 아이스하키 본선 자력 진출을 위해, 지난 7월 소속 선수 10명을 핀란드 2부 리그에 임대 선수로 보냈다. 핀란드리그는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러시아아이스하키리그(KHL)와 함께 세계 3대 리그로 꼽힌다.

계획은 변수로 조금 어긋났다. 김기성(27)·김상욱(24)·김우영(24)·성우제(20)·박성제(24)는 예정대로 핀란드 2부 리그인 메스티스리그 에이치시(HC) 케스키우시마 팀에 합류했지만, 박우상(27)·김윤환(27)·조민호·신상우·이돈구는 애초 합류하려던 키에코반타 팀이 아닌 3부 리그 팀에 들어갔다. 북미아이스하키리그가 노사 갈등으로 파행을 거듭하며 핀란드 선수들이 자국에 복귀하는 바람에 한국 선수들은 설 자리를 잃었다. 결국 5명 모두 9월 초 돌아왔다.

그러나 강국의 시스템을 체험하기에 한달여는 짧은 시간이 아니었다. 한국 아이스하키는 스피드를 강조하고 수비존을 빨리 벗어나면 이긴다고 생각하는 반면, 핀란드는 수비존부터 만든 뒤 공격한다. 그만큼 경기운영 능력과 팍을 확실히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을 요구한다. 이들은 “핀란드에 다녀온 뒤 경기운영 능력이 좋아졌고 여유가 생겼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에서는 몸싸움에 강한 선수였는데 핀란드에선 감독의 주문에 따라 드리블을 많이 했어요.”(조민호) “핀란드에선 한국 선수들의 스피드에 감탄했어요. 몸싸움만큼 스피드도 신경쓰면서 민첩해졌습니다.”(이돈구)

핀란드가 아이스하키 강국이 된 비결은 “각자 역할에 충실하는 것”으로 요약된다. “기술이 화려한 선수는 없어요. 그런데 경기를 뛰어보면 정말 잘해요. 팀에서 자신의 역할이 무엇인지 잘 알아요. 감독이 패스를 잘하는 선수, 몸싸움이 강한 선수 등 조화를 맞춰 기용해요.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아무리 잘해도 그 선수를 빼요. 우리는 여기선 이렇게 저렇게 같은 틀에 짜인 경기를 하는데, 그들은 자신이 맡은 역할 안에서 창의적인 플레이를 하죠.”(신상우) 이돈구는 “핀란드 아이스하키는 개인적이면서도 팀플레이가 확실하다. 다른 선수의 위치를 확인하지 않고 퍽을 쳐도 정확하게 전달된다”고 말했다.

가장 놀란 건 선수들의 열정이었다. “2부 리그는 절반 정도만 월급을 받고, 3부 리그 선수들은 아예 월급(연봉)이 없어요. ‘투잡’으로 생계를 꾸리며 아이스하키를 해요. 군인, 엘리베이터 수리원도 있어요. 1부 팀에 올라가서 ‘대박’을 터뜨리면 1년에 수십억원도 벌 수 있으니 그날을 위해 노력하는 거죠. ”(신상우) 스포츠용품점에 가면 아이스하키 코너가 따로 있을 정도로 대중적인 스포츠인 점도 부러웠다.

처음엔 텃세도 있었다. 의외로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힘이 됐다. “강남이 어딘지 물어보며 말을 거는 등 더 친하게 지낼 수 있었어요. 싸이가 어찌나 고맙던지. 하하.”(신상우)

모두 초등학교 때 아이스하키를 시작했다. 체력훈련은 “미쳐버릴 정도로 힘들다”면서도 한번도 그만두겠다는 생각은 안 했단다. “링크장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즐거우니까.” 핀란드 경험이 헛되지 않도록 평창에 꼭 가겠다며 웃는 얼굴이 떠날 때만큼 비장하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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