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올림픽 D-17] 17살 피겨대표 김해진·박소연
두 선수 서로 경쟁하며 꿈 이뤄
김, 표현력 좋고 에너지 넘쳐
“큰 경험 없어 이미지 트레이닝”
박, 점프 잘하지만 실수 많아
“기술과 함께 예술점수 높일 것” ■ “프리스케이팅 진출이 목표” 박소연과 김해진의 소치 목표는 프리스케이팅 진출이다. 2월20일 소치에서 열리는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둘은 24위에 들어야 다음날 열리는 프리스케이팅에 나갈 수 있다. 세계랭킹에서 박소연(68위)과 김해진(54위)은 50위권 밖이다. 하지만 밑져야 본전이기에 부담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 빙상계에서는 둘다 “김연아 못지 않은 강심장”으로 알려져 있기에 이변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방상아 해설위원은 “주눅들지 말고 평소 실력을 발휘한다면 프리 진출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박소연은 점프 비거리와 스피드 등 장점을 살려야 한다. 트리플 점프 5종류(러츠, 플립, 토루프. 룹. 살코)를 구사하며 점프가 빠르고 높다. 박소연은 “쇼트에서 점프 실수를 줄이는 쪽으로 주안점을 두고 훈련하고 있다. 기술 쪽과 함께 예술 점수를 높이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김해진은 점프 비거리는 낮지만 표현력이 좋다. 방상아 해설위원은 “에너지가 넘치고 표현력이 상당하다”고 칭찬했다. 김연아처럼 관중과 호흡하며 음악을 탈 줄도 안다. 그러나 점프가 높지 않고, 점프 전에 뒤를 돌아보며 거리를 재는 듯한 모습이 종종 눈에 띈다. 김해진은 “점프를 하기 전에 스케이트를 밀고 나가는 힘을 더 키워야 한다. 올림픽과 같은 큰 무대의 경험이 없었기에 이미지 트레이닝을 많이 하고 있다”고 했다. ■ 라이벌 효과도 쏠쏠 “우리는 친한 친구이자 라이벌이다.” 동갑내기 둘은 어려서부터 서로를 의식하며 경쟁해왔다. 5일 열린 전국남녀종합대회에서는 김연아 다음으로 박소연이 2위(178.17점), 김해진이 3위(159.75점)를 차지했다. 더 이전에는 김해진이 두드러졌다. 초등학생인 12살 때 트리플 악셀(공중 3.5회전)을 제외한 5가지 트리플 점프를 모두 습득했고, 김연아 이후 최초로 트리플+트리플 콤비네이션 점프에도 성공했다. 김연아 이후 7년 만에 초등학생으로 성인도 출전한 종합대회에서 우승했다. 그러나 2010년 훈련 도중 인대가 찢어지는 부상으로 주춤했다. 그 틈에 7살 때 피겨에 입문해 13살 때 최연소 국가 대표로 발탁된 박소연이 치고 나왔다. 공교롭게도 둘은 소치에서도 같은 백조를 배경음악으로 연기한다. 박소연은 쇼트에서 ‘백조의 호수’를, 김해진은 프리에서 ‘블랙 스완’을 표현한다. 방상아 해설위원은 “박소연의 백조는 우아하고 아름답고 김해진의 흑조는 강렬하다. 서로가 서로를 보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했다. ■ 또래 10대 선수들과의 경쟁 평창을 목표로 한 둘은 소치에 출전하는 세계적인 10대 신예들과 경쟁해야 한다. 러시아의 율리아 리프니츠카야(16)가 가장 무섭다. 리프니츠카야는 18일(한국시각) 헝가리 유럽피겨스케이팅대회에서 209.72점으로 우승했다. 일본 언론은 “아사다가 경쟁해야 할 또 한명의 선수”라고 보도했다. 러시아의 아델리나 소트니코바(18)와 미국의 그레이시 골드(18), 캐나다의 케이틀린 오스먼드(18)도 강력하다. 모두 고난도 점프를 장착하고 소치에 선다. 리프니츠카야와 골드는 김연아의 최고 기술인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습득했고, 소트니코바는 이보다 더 배점이 높은 트리플 러츠-트리플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소화한다. 방상아 해설위원은 “박소연과 김해진도 평창에서 이들과 경쟁하려면 앞으로 자신만의 기술을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