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 출전하는 대한민국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의 이상화 등이 3일 러시아 소치 해안클러스터 아들레르 아레나에서 훈련하고 있다. (소치=연합뉴스)
지난해 네 차례나 세계기록을 갈아치운 '빙속 여제' 이상화(25·서울시청)가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는 '이색 기록'에 도전한다.
소치올림픽의 스피드스케이팅 경기가 열리는 아들레르 아레나 스케이팅 센터는 해발 4m의 해안 지대에 지어진데다 빙질도 좋은 편이 아니다.
아무리 네 번이나 기록을 갈아치우며 1년 사이에 여자 500m 세계기록을 36초94에서 36초36까지 끌어내린 이상화라도 다시 신기록을 작성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워낙 독보적인 레이스를 펼쳐 온 만큼 욕심을 낸다면 다른 기록에는 도전해볼 수 있다.
첫 번째가 트랙 신기록이다.
현재 아들레르 아레나의 여자 500m 트랙 기록 보유자는 이상화다.
지난해 3월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 2차 레이스에서 작성한 37초65다.
당시 이 대회 2연패를 달성하며 화려하게 2012-2013시즌을 마무리한 이상화는 2013-2014시즌 월드컵에서 세 차례 연속 세계신기록을 세우는 등 한층 진보한 기량을 자랑했다.
이 기세를 잇는다면 아들레르 아레나의 트랙 기록을 갈아치우는 것도 가능할 전망이다.
다음으로 이상화가 도전해볼 만한 기록으로는 역대 올림픽 최다 격차 우승이다.
원래 한 차례 레이스만으로 승부를 가리던 여자 500m는 1998년 나가노 대회부터 1·2차 레이스를 치러 합산 기록으로 승부를 가려 왔다.
이 가운데 가장 큰 격차가 난 것은 1998년 나가노 대회로, 카트리오나 르메이돈(캐나다)이 1·2차 합계 76초60을 기록해 수잔 아우크(캐나다·76초93)를 0.33초 차이로 제쳤다.
이상화의 현재 페이스라면 이 기록을 넘어서고도 남는다.
지난해 같은 아들레르 아레나에서 열린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이상화는 1·2차 레이스 합계 75초34를 기록, 2위 왕베이싱(중국·76초03)과의 격차를 무려 0.69초로 벌리며 우승했다.
역대 올림픽 최대 격차와 두 배 이상 차이가 나는 압도적인 레이스였다.
이상화는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는 76초09를 기록해 역대 가장 작은 격차인 0.05초 차이로 예니 볼프(독일·76초14)를 꺾고 첫 금메달을 목에 건 바 있다.
4년 만에 역대 가장 큰 격차로 2연패에 성공할 기회가 열린 셈이다.
이상화의 기록이라면 500m 단일 레이스에서도 한 번 의미 있는 격차를 벌려볼 만하다.
역대 올림픽 여자 500m 한 번의 레이스에서 가장 큰 격차가 난 것은 1972년 삿포로 대회의 앤 헤니(미국)로, 0.68초 차이로 우승했다.
사실상 현대 스피드스케이팅에서 이 기록은 넘보기는 어렵지만, 2위인 카린 엔케(동독·1980년 레이크플래시드 대회)의 0.48초 차이나 3위 리디야 스코블리코바(우크라이나·1964년 인스브루크 대회)의 0.40초 차이 정도는 넘볼 수준이 된다.
올 시즌 월드컵 시리즈에서 일곱 차례 500m 레이스를 펼쳐 한 차례도 놓치지 않고 우승한 이상화는 2위 선수와 평균 0.37초의 격차를 기록했다.
미국 솔트레이크시티 2차 대회에서 36초36의 세계기록을 작성할 때에는 2위 헤서 리처드슨(미국·36초90)과 무려 0.54초나 차이가 났다. 이 때를 포함해 0.40초 이상 격차를 벌린 레이스가 세 차례나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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