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지 국가대표 김동현이 4일(현지시각) 산키슬라이딩센터 훈련에서 출발 준비를 하고 있다. 소치/연합뉴스
김동현, 남자 1인승 예선 출전
“경험 쌓아 평창선 메달 딸 것”
“경험 쌓아 평창선 메달 딸 것”
고독한 싸움, 루지가 간다.
루지 남자대표팀의 맏형 김동현(23·용인대)이 8일 밤 11시30분(한국시각) 소치의 산키슬라이딩센터에서 ‘톱10’ 도전에 나선다. 메달은 기대도 하지 않지만, 2018년 평창의 꿈을 위해서라도 자존심은 세워야 한다. 8일 1, 2차 예선을 거쳐 9일 본선에 나선다. 박진용, 조정명과 함께 1인승 루지를 타는 김동현은 “소치를 경험으로 평창까지 가겠다”고 했다. 남녀 1인승, 2인승, 계주까지 처음으로 전 종목에 선수를 낸 한국은 루지를 평창의 메달권 종목으로 생각하고 있다.
봅슬레이나 스켈레톤과 달리 나무썰매에 누워 경기하는 루지는 펭귄이 빙벽을 미끄러져 내려가는 모습을 닮았다. 소치올림픽 공식 누리집은 트랙을 달리는 동안 시속 140㎞ 이상 나온다고 했는데, 어깨와 다리로 날의 방향을 조정하면서 트랙을 탄다. 겨울 스포츠 중 가장 위험해 4년 전 밴쿠버올림픽 때는 조지아(그루지야)의 노다르 쿠마리타슈빌리가 연습훈련 중 전복사고로 사망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소치에서는 오르막 코스를 중간중간에 설치했다.
김동현은 여름에도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에서 출발과 근지구력 훈련을 했고, 아스팔트 위에서 스트리트 루지를 타며 감각을 유지해왔다. 가속도를 내기 위해 하루 여섯끼를 먹으면서 몸무게를 90㎏까지 늘렸다. 지난해 8월 독일 출신의 슈테펜 자르토어 코치가 대표팀에 합류하면서 이번 시즌 월드컵에서 8위에 오르기도 했다. 여자부에는 성은령(22·용인대)이 유일하게 출전한다.
경기복은 공기 저항을 최소화하도록 제작됐고, 특수 돌기가 달린 장갑은 출발할 때 얼음을 긁을 수 있도록 돼 있다. 산키슬라이딩센터 루지 남자 1인승 트랙은 1475m로 17개의 커브, 나머지 종목 트랙은 1383m로 16개의 커브 구간으로 이뤄져 있다. 이틀 넘게 트랙 적응훈련을 마친 김동현은 위험하고 고독한 1인승 루지에서 ‘평창’ 희망을 본다.
이충신 기자 cs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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