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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할까 봐 걱정했는데…다시 해냈구나, 감동 밀려와”

등록 2014-02-14 20:06수정 2014-02-17 17:16

‘올림픽 2연패’ 이상화 기자회견
“기록 그렇게 잘 나올 줄 몰랐다
무릎에 물 차 아팠지만 버텨내
별명은 강해 보이는 ‘여제’가 좋아
남자친구와 결혼설 당황스럽다”
평창올림픽 도전은 언급 안 해
“4년 간의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 같다. 이 기쁨을 많이 누리고 싶어요.”

스피드스케이팅 500m 올림픽 2연패를 이룬 ‘빙속 여제’ 이상화(25·서울시청)가 활짝 웃었다. 1000m를 끝으로 소치 올림픽 일정을 마친 이상화는 14일(한국시각) 러시아 소치의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올림픽을 앞두고 엄청난 부담감이 있었는데 그것을 이겨낸 나 자신이 대견하고 뿌듯하다”며 스스로 높은 점수를 줬다. 이상화는 “500m 경기 뒤 1000m를 준비하느라 기쁨을 제대로 누리지 못했다. 지금은 다 끝났으니까 기쁨을 만끽하고 싶다”고 했다.

이상화는 11일 500m 1·2차 합계 74초70를 기록했고, 특히 2차 레이스에서 찍은 37초28와 합계 기록은 12년 만에 경신된 올림픽 기록이었다. 이상화는 “기록이 그렇게 잘 나올 줄 몰랐다. 1차 때 조 편성도 안 좋았고 예상보다 기록이 안 좋았는데, 2차 레이스에서 만회할 수 있었다”고 했다.

당시 심경도 털어놨다. “결승선을 통과한 뒤 전광판을 봤을 때 내 이름이 맨 위에 있는 것을 보면서 ‘다시 해냈구나’라는 기쁨이 밀려왔다. 앞의 선수들이 너무나 잘 타서 내가 금메달에 성공할 줄 몰랐기 때문에 더 감동이었다. 내 기록을 보고 너무나 놀랐다.”

올림픽 2연패의 원동력은 코치진이 불어넣어준 ‘자신감’을 첫 손가락으로 꼽았다. “월드컵에서부터 세계기록을 세울 줄 몰랐다. 그 때부터 자신감이 커졌던 것 같다. 세계기록도 세웠는데 이제 뭔들 못하겠냐는 마인드로 올림픽까지 임했다.” 이상화는 지난해 11월 캐나다 캘거리,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잇따라 열린 월드컵에서 3번 연속 세계기록을 경신한 바 있다. 36초36.

부담감도 많았다고 토로했다. “지난해 세계기록 세울 때, 초반에 이렇게 잘하다가 정작 올림픽에 가서 못하는 것 아닌지 정말 걱정도 많이 되고 긴장도 많이 했다. 그런데 이번 소치 올림픽에서는 올림픽이 아닌 또 하나의 월드컵으로 생각하면서 뛰었다. 금메달을 꼭 따야겠다는 생각보다는 이미 메달을 한번 땄기 때문에 이번에는 못 따도 상관없다는 편한 마음으로 경기를 했다.”

올림픽을 앞두고 몸 상태는 최상이 아니었다. 심한 감기에도 결려 있었고, 무릎 부상(추벽증후군)과 하지정맥류도 있었다. 그러나 담대하고 강한 성격의 이상화는 장벽을 넘어섰다. “운동선수라면 누구나 이런 고통이 있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왔다. 하지정맥류는 심하지는 않았고, 무릎이 좀 아팠다. 지난해 종목별 세계대회에 나갈 때 무릎에 물이 꽉 찬 상태로 나가서 출발할 때는 불편함을 느끼기도 했다. 그런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 시즌에는 무리하지 않고 필요한 운동만 적절히 하면서 버틸 수 있었다.”

올림픽 2연패의 가장 큰 비결로 체중 감량을 꼽았다. “예전에는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들이 몸집이 크고 다리도 두꺼워야 잘 된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요즘엔 나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슬림해지는 추세였기에 나도 체중을 조절하면서 경기에 임했다. 체중이 줄면 몸이 가벼워지고,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을 수월하게 할 수 있다. 체중 감량의 비결은 없다. 원하는 몸무게가 나올 때까지 꾸준하게 운동을 하는 방법 뿐이다. 더 이상 보완하고 싶은 부분은 없다. 지금에 만족한다.”

‘빙속 여제’ ‘꿀벅지’ 등 별명에 대한 생각도 털어놨다. 이상화는 “스피드스케이팅은 피겨와 달리 기록 경기이기 때문에 여왕보다는 강해보이는 ‘여제’가 더 어울린다”며 여제라는 별칭에 만족해했다. 반면 몸에 대한 별명에 대해서는 흡족한 표정이 아니었다. “내 컴플렉스가 허벅지다. 밴쿠버 올림픽 이후로 ‘금벅지’, ‘꿀벅지’ 심지어 ‘철벅지’까지 나왔는데, 그렇게 기분이 나쁘지는 않지만, 그 이후에도 제게 허벅지가 따라붙고 있으니까 좀 그렇다.”

이날 기자회견장에 홀로 나온 이상화는 “4년 전에는 양 옆에 친구들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혼자라 너무 아쉽다”며 ‘빙속 3총사’인 친구 모태범(25·대한항공)과 이승훈(26·대한항공)의 빈 자리를 안타까워했다. 그는 “태범이가 뛴 1000m 경기를 봤는데 너무 속상해서 눈물이 났다. 그래도 친구들은 이미 메달리스트이고, 4년 뒤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고 환영받을 것”이라고 했다.

언론을 통해 보도된 남자친구 이상엽(26) 중위와의 5월 결혼설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올림픽에 집중해왔지 그런 생각은 전혀 해본 적이 없다. 추측성 기사를 보고 많이 당황스러웠다.”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애매하게 넘어갔다. “시합이 엊그저께 끝났다. 다음 계획을 세우기보다는 일단 올림픽 2연패 기쁨을 누리면서 일단 쉬고 싶다.” 4년 뒤 평창올림픽에서 올림픽 3연패에 도전할지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말하지 않았다.

소치/허승 기자 rais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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