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현지시각) 2014 소치 겨울올림픽 스키점프 남자 개인 라지힐에서 은메달을 딴 일본의 가사이 노리아키가 경기 직후 일장기를 흔들며 기뻐하고 있다. 2014.2.16/신화 연합
“아직 금메달을 따지 못했다. 끊이없이 노력해 금메달을 따겠다.”
42살에 올림픽 개인전에서 첫 메달을 딴 노장의 의지는 여전히 불타올랐다. 일본 일간신문 <요미우리> 인터넷판은 16일(한국시각) 겨울올림픽 역대 최다 출장 기록을 세우며 은메달을 목에 건 일본의 가사이 노리아키(42)가 앞으로 계속 올림픽에 출전할 뜻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번 소치 올림픽까지 무려 7회 연속 출장 기록을 세운 가사이는 “내 또래의 다른 선수들은 은퇴를 생각하겠지만 다음 올림픽과 그 다음 올림픽(50살)에 계속해서 나설 수 있었으면 한다”며 강한 올림픽 출전 의지를 드러냈다.
이날 새벽 열린 2014 소치 겨울올림픽 스키점프 남자 개인 라지힐에서 은메달(277.4점)을 딴 가사이는 올림픽 7회 출전 끝에 일본 겨울올림픽 출전 사상 최고령(41살 254일) 기록을 함께 세웠다. 1948년 생모리츠 대회 스키점프에서 은메달을 딴 루드 로저(노르웨이)가 세운 36살 168일을 훌쩍 뛰어넘었다. 가사이는 “어떻게 오랬동안 선수 생활을 해왔는지 나도 불가사의하다. 지고 싶지 않다는 승부욕이 강했다”고 말했다.
가사이는 1994년 릴레함메르 대회에서 이 부문 단체전 은메달을 따낸 이후 무려 20년 만에 다시 메달을 목에 걸었고, 1992년 프랑스 알베르빌 대회 출전 이후 처음으로 개인전에서 메달을 따냈다. 가사이는 “시상대에 혼자 서기는 처음”이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올림픽에서 지금까지 금 2개, 은 1개, 동 1개를 따냈던 일본 스키점프는 가사이의 투혼으로 1998년 나가노 대회 이후 4개 대회 만에 다시 메달을 획득했다.
노멀힐에서 금메달을 딴 폴란드의 카밀 스토흐는(27) 라지힐에서도 15살이나 많은 가사이를 제치고 금메달(278.7점)을 따 2관왕에 올랐다. 카밀은 “나로서는 15년 후에 해변에 누워 은퇴를 즐기고 싶으나 가사이가 꿈을 이루기 위해 아직 경기하는 것이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그와 함께 경기하고, 메달리스트로서 같은 시상대에 설 수 있다는 것이 영광”이라고 말했다.
이충신 기자 cs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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