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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륙지점요? 요~만합니다

등록 2018-08-14 05:00수정 2018-08-14 09:02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AG 첫 메달 노리는 패러글라이딩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패러글라이딩 국가대표 선수들이 8일 경남 합천군 초계면의 대왕산 정상에서 활공하고 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패러글라이딩 국가대표 선수들이 8일 경남 합천군 초계면의 대왕산 정상에서 활공하고 있다.
“고도를 잡아야 해!” “통통 튕겨서 헤딩을 해!” “끝까지 물던가…”

처음 듣는 사람은 어떤 스포츠인지 감을 잡을 수 없다. 비행기 조종술 같기도 하고, 축구 이야기를 하는 것 같기도 하다. 물고서 늘어지라니, 이건 또 무슨 말인가? 바람을 타고 하늘을 나는 패러글라이딩의 세계는 이렇듯 오밀조밀한 비밀을 감추고 있었다.

지난 8일 낮 경남 합천 초계면의 해발 591m 대암산 정상. 푹푹 찌는 무더위에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8명(남자 5명, 여자 3명)의 대표선수가 최종인 감독(한서대 교수)의 지시에 따라 차례로 날개를 폈다. 길이 8~12m의 형형색색 천을 편 선수들은 벼랑 아래로 점프한 뒤 능선을 따라 유유히 사라졌다.

“통통 튕겨서 헤딩을 해야지!”
8~12m 길이 형형색색 날개 펴고
20kg 넘는 장비 맨채 기류 타거나
열기 오르는 ‘서멀기둥’ 확보 관건

경력 15년 넘는 남녀 베테랑 8명
지름 2cm 표적 ‘정밀착륙’ 비롯해
30km 이상 주파 ‘크로스컨트리’ 비행

이날 훈련은 출발지에서 착륙지까지 규정 경로를 주파하는 크로스컨트리. 30㎞, 50㎞, 100㎞까지 다양한 코스가 있는데, 이날은 31㎞를 날아 목적지에 도달하는 계획을 세웠다. 최종인 감독은 “조급해하지 말라. 살아남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시를 내렸다.

패러글라이더는 그냥 뜨지 않는다. 20㎏이 넘는 장비와 체중, 무게를 늘리기 위해 채운 물통까지 끌어올리려면 중력을 극복해야 한다. 두가지 방법이 있다. 산 사면에 부딪혀 올라오는 바람 등 기류를 타는 것이 하나다. 다른 하나는 태양열에 달궈져 열기가 오르는 서멀(thermlal) 기둥을 찾아내는 것이다.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살아남기 위해서는 서멀을 찾아야 한다.

최종인 감독(왼쪽 세번째) 등 한국 패러글라이딩 국가대표 선수단이 8일 경남 합천군 진글라이더 연구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최종인 감독(왼쪽 세번째) 등 한국 패러글라이딩 국가대표 선수단이 8일 경남 합천군 진글라이더 연구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대표팀 맏형이자 주장인 김진오(52)는 “크로스컨트리처럼 장거리를 갈 때는 서멀을 찾아 가장 높은 곳까지 튀어 올라 고도를 확보해야 하다. 그래야 공략 지점에 하강해 다가갈 수 있다”고 했다. 고도가 낮아졌는데도 서멀 기둥을 찾지 못하면 추락한다. 보통 뭉게그룸 아래 서멀 기둥이 있고, 바리오미터가 근접할수록 ‘뚜뚜뚜뚜’ 소리를 낸다. 눈에 보이지 않기에 찾기가 쉽지 않다.

김진오와 임문섭(35), 이철수(46), 이창민(34), 이성민(32) 등 남자 5명과 이다겸(28), 백진희(39), 장우영(37) 여자 3명은 평균 15년 이상 비행을 한 베테랑이다. 남자 크로스컨트리에서는 5명의 점수를 합산하고, 여자는 3명 가운데 2명의 기록을 합친다. 이 때문에 이날 그룹을 지어 비행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한 사람이라도 서멀 기둥을 찾으면 나머지 선수들은 공짜 탑승이 가능하다.

패러글라이딩 선수들이 갖춰야 할 기본 장비로는 지피에스, 무전기, 바리오미터 등이 있다. 이밖에 헬멧, 장갑, 비상 낙하산 등이 필요하다.
패러글라이딩 선수들이 갖춰야 할 기본 장비로는 지피에스, 무전기, 바리오미터 등이 있다. 이밖에 헬멧, 장갑, 비상 낙하산 등이 필요하다.
이들은 정밀착륙 남·녀 개인·단체전에도 도전한다. 정밀착륙은 지름 2㎝ 전자표적에 발끝을 찍으면 0점을 받고, 5m 원에 닿으면 500점이다. 점수가 낮은 선수가 우승하는데, 19개 나라에서 130명이 출전한다. 착륙 시점 풍향에 따라 희비가 갈리기도 한다. 인도네시아가 정밀착륙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고, 한국이 금메달을 노리는 크로스컨트리에서는 일본과 경쟁해야 한다.

선수들의 장비는 패러글라이더(500만원~1000만원)와 지피에스(GPS), 무전기, 바리오미터 등 계기(500만원 이상)까지 최소 2000만원 이상이다. 모두 개인이 알아서 준비해야 한다. 그래도 태극마크를 달고 나간다는 자긍심에 부풀었다.

장우영 선수는 “패러글라이딩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이나 2024 파리올림픽에서도 정식종목이 될 가능성이 있다. 국민들도 관심있게 지켜봐달라”며 응원을 부탁했다. 합천/글·사진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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