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종오가 21일 인도네시아 팔렘방 자카바링 스포츠시티 사격장에서 열린 사격 남자 10m 공기소총 결선경기에 앞서 테스트 사격 중 탄착이 보이지 않는다고 항의하고 있다. 팔렘방/연합뉴스
‘사격 황제’ 진종오(39·KT)가 끝내 징크스를 넘어서지 못했다.
진종오는 21일 인도네시아 팔렘방 자카바링 스포츠시티 슈팅 레인지에서 열린 사격 남자 10m 공기권총 결선에서 5위를 기록했다. 8명이 진출한 결선에서 18발까지 178.4점으로 우자위(중국)와 동률을 이뤘으나 슛오프에서 밀려 결선 4번째 탈락자가 됐다.
진종오는 그동안 남자권총 50m에서 올림픽 3연패를 달성하는 등 세계선수권과 월드컵, 아시아선수권 등 주요 대회에서 모두 개인전 우승을 했지만 유일하게 아시안게임 개인전에서는 금메달이 없었다. 10m 공기권총 종목 역시 2014년 세계선수권과 2015년 아시아선수권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이미 기량은 세계 정상급이다. 진종오는 대회를 앞두고 “이번이 마지막 아시안게임이 될 것”이라며 각오를 다졌지만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진종오는 예선을 2위로 통과해 기대감을 높였지만 결선 시작 전부터 불운이 발생했다. 모니터에 시험사격 마지막 발의 탄착이 안보였다. 대한사격연맹 관계자는 “표적이 마크되지 않아 항의가 있었다”며 “의사소통 문제로 실랑이가 있었고 모니터를 고친 뒤 한차례 쏴보고 결선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심리적 영향이 큰 종목인 사격은 이런 경우 해당 선수가 충분하다고 느낄 정도로 무제한 시험사격 기회를 주는데, 운영 미숙으로 1발만 주면서 심리적 안정을 찾을 시간이 부족했다.
진종오는 첫발은 10.6으로 시작했지만 5발 합계에서는 49.6점을 쏴 5위에 그쳤다. 10발까지 99.6점으로 다시 3위에 올랐지만 이후 좀처럼 선두와 격차를 좁히지 못했고, 4번째 엘리미네이션 라운드에서 탈락이 확정되며 금메달의 꿈을 접어야 했다.
팔렘방/이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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