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드래곤보트 남북 단일팀 선수들이 22일 인도네시아 팔렘방 조정경기장에서 훈련을 위해 배를 띄우고 있다.
“배도 다르고 수심도 낮아 국내와 상황은 다르지만 모두가 집중해서 잘하면 됩니다.”
카누 남자 드래곤보트 단일팀에 출전하는 신동진(36·서산시청)은 23일 인도네시아 팔렘방 조정·카누 레가타 코스에서 열린 훈련을 앞두고 새롭게 각오를 다졌다. 남녀 드래곤보트 단일팀은 낮부터 2시간 정도 노를 저으며 손발을 맞췄다. 이날 감독들이 가장 많이 요구한 말은 “우리에게 집중하자”였다. 주변에 한눈팔지 말라는 의미기도 하고 우리 페이스대로 하자는 말이기도 했다. 12명이 승선하는 드래곤보트는 마음이 맞아야 한다. 훈련이라고 적당히 시늉할 경우 불화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남자 대표팀 맏형인 신동진은 “출전의 의미가 전부가 아니다. 금메달을 목표로 마음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드래곤보트 경력이 전혀 없는 북쪽 선수들이 한 달 가까이 함께 훈련하면서 남자들은 남쪽 선수 기량에 근접했고, 여자들은 오히려 남쪽을 넘어서고 있다고 그는 전했다.
최근 대회 조직위가 일정을 조정하면서 조금 변수가 생겼다. 일정이 자주 변경되며 혼선을 빚기도 했다. 단일팀은 그러나 모두 동일한 조건인 만큼 빨리 적응하자고 마음을 다지고 있다.
이날 같은 장소에서 열린 조정 남자 무타포어 단일팀은 결선에서 6분59초61로 6위를 기록했다. 박태현(25), 김수민(24·이상 해양경찰청)과 윤철진(25), 김철진(26) 등 4명이 20여일 동안 힘을 합쳐 메달에 도전했지만 결선 진출에 만족해야 했다.
박수민은 “단일팀을 이룬다고 처음 들었을 때 설렘도 있고 걱정도 있었는데 함께 해보니 순박하고 말도 잘 통해서 좋았다”며 “성적이 좋지 않았지만 다음에는 오랜 기간을 두고 맞춰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북쪽 선수들은 “인민들에게 면목이 없다”는 말을 전하고 인터뷰는 하지 않았다. 팔렘방/글·사진 이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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