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 남북단일팀으로 나온 북의 김철진이 경기 뒤 인터뷰하고 있다.
“첫술에 배부르냐는 말이 있지 않습네까. 다음번엔 꼭 등수 먹어서 민족의 기개를 세우갔습니다.”
조정 남북단일팀 맏형인 북의 김철진(27·남자 경량급 무타포어 출전). 그는 24일 인도네시아 팔렘방 자카바링 스포츠시티 조정·카누 레가타 코스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경량급 에이트를 끝으로 조정 경기를 모두 마친 뒤 이렇게 소감을 밝혔다. 그는 “조금만 더 시간이 있었으면 좋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었다. 우리가 하나되면 더 큰 하나가 된다는 것을 믿는다”고 덧붙였다.
3개 종목에 출전한 조정 단일팀은 모두 결선에 진출해 여자 경량급 더블스컬 6위, 남자 경량급 무타포어 6위, 남자 경량급 에이트 5위를 기록했다. 특히 남자 경량급 에이트 단일팀은 막판 스피드를 끌어올리며 6분18초72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해 4위 인도(6분15초00)와 3위 홍콩(6분14초46)에 4초 안팎까지 따라붙었다. 이 종목은 홈팀 인도네시아가 6분08초88로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6분12초46을 기록한 우즈베키스탄에 돌아갔다.
황우석 조정 남쪽 감독은 남자 경량급 에이트 기록에 대해 만족감을 표시했다. 그는 “아시아대회에서 우리가 이 정도까지 따라붙은 것은 처음이다. 선수들의 기량 향상이 빠르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의 경우 이 종목에서 거의 선수 구성이 어렵다면서 “장담할 수 없지만 시간을 두고 훈련한다면 좋은 성적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남자 경량급 에이트에 출전한 권승민(20·한체대)은 “시간만 더 있었으면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는데 아쉽다. 예선 성적이 좋지 않았지만 선수들끼리 유종의 미를 거두자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까지 열심히 했고 훈련시간에 비해 기록이 괜찮아서 만족한다”고 말했다.
앞서 여자 경량급 더블스컬 결선에서는 송지선(21·한체대)과 김은희(17)가 짝을 이뤄 출전했으나 8분17초45의 기록으로 6위에 그쳤다. 송지선은 “맞춰볼 시간이 부족해서 파도를 타는데도 미숙했다”며 짧은 훈련 기간을 아쉬워했다. 그는 “결과는 만족스럽지 않지만 아시안게임에 첫 참가할 수 있어서 행운이라고 생각한다”며 “김은희 역시 최선을 다하기로 했으니까 괜찮다고 한다”고 말했다. 송지선은 “아시안게임 기간 중 함께 식사하고 함께 이동할 수 있어서 좋은 추억이 됐다”며 “남은 시간도 같이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팔렘방/이찬영 기자
lcy100@hani.co.kr
[화보] 2018 아시안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