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카누 용선 여자 200m 종목에서 동메달을 딴 남북단일팀 선수들이 25일 오후(현지시각) 인도네시아 팔렘방 자카바링 스포츠시티 조정경기장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팔렘방/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남북 선수들이 마침내 활짝 웃었다.
남북 단일팀은 25일 인도네시아 팔렘방 자카바링 스포츠시티 조정·카누 레가타 코스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카누 용선 여자 200m 결승에서 이번 아시안게임 첫 메달을 획득했다. 결승에서 56초851의 기록으로 중국(56초161)과 홈팀 인도네시아(56초817)에 이어 동메달을 차지했지만 단연 이날 시상식의 주인공이었다.
마지막 골인 지점에 대한 비디오 판독을 요청할 만큼 아쉬움도 있었으나 선수들과 관계자 모두 동메달에 큰 만족감을 표시했다. 남북 관계자들도 서로 축하의 인사를 건넸다. 그동안 저조한 성적에 마음 고생했던 시름을 크게 덜어낸 모습이었다. 표정이 적은 북 선수들도 이날 만큼은 활짝 웃으며 함께 즐거워했다. 남북 선수들은 또 시상식 뒤 아리랑을 함께 부르며 눈물을 비치기도 했다.
북쪽의 도명숙(26)은 “북과 남이 서로 만나서 20여 일 밖에 안 됐다. 3등이 아쉬운 것도 많지만 분명한 성과”라고 말했다. 북재비인 그는 “남들 1년 준비할 때 우리는 기껏 20일이었다”며 “서로 마음과 뜻을 합쳐서 민족의 슬기와 용맹을 떨친 결과”라고 말했다. 도명숙은 남쪽의 김현희(26·부여군청), 장현정(20·한국체대)과 함께 인터뷰에 나서 취재진의 질문에 성심껏 응답했다. 아리랑 부를 때 심정에 대해서는 “북과 남이 서로가 힘을 합쳤다는 긍지인 것 같다”고 해석하기도 했다.
25일 오후(현지시각) 인도네시아 팔렘방 자카바링 스포츠시티 조정경기장에서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카누 용선 여자 200m 결승이 끝난 뒤 남북 관계자들이 서로 축하인사를 건네고 있다. 팔렘방/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팀 주장인 김현희는 “솔직히 구성될 지 안될 지도 몰랐던 단일팀이 힘겹게 이뤄져서 훈련 열심히 했는데 동메달을 따서 너무 기쁘다”고 소감을 밝히고 “내일 500m에서 더 보여드리도록 하겠다”고 각오을 다졌다. 김현희는 짧은 기간에 호흡을 맞출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동생들이 어리다보니 집중이 안될 시기도 있었는데 언니들을 믿고 잘 따라와줬고, 훈련도 열심히 참가했다. 그렇게 한 보상을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장현정은 “새벽 4시에 일어나서 훈련하는 등 하루 세 타임, 10시간 넘게 2주간 계속했다”며 “최선을 다한 것이 지금 결실로 나왔다”고 밝혔다. 그는 아리랑을 불렀을 때는 “많은 스케줄을 소화해냈기에 벅찬 감정이 올라왔던 것 같다”고 말했다. 팔렘방/이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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