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찬국(왼쪽에서 3번째) 감독이 26일 우즈베키스탄 남자골프팀 선수들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골프 남자부 경기 뒤 활짝 웃고 있다. 그 옆은 우즈베키스탄 전무이사인 포도르 엔 김. 양찬국 감독 제공
“선수들 개인전 성적은 안 좋았지만, 이웃나라 카자흐스탄을 꺾은 것만으로도 만족합니다.”
26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폰독인다골프&컨트리클럽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골프(72홀 스트로크플레이) 마지막날 남자부 경기. 아시안게임에 처음 출전한 우즈베키스탄 남자골프팀을 이끈 양찬국(68) 감독은 선수들의 개인전 성적 부진에도 활짝 웃을 수 있었다.
개인전에 출전한 각국 4명 중 가장 나쁜 1명의 성적을 빼고 3명의 기록으로 합산한 남자단체전에서 카자흐스탄을 불과 1타 차로 누르고 18위에 올랐기 때문이다. 3라운드까지 뒤졌으나 역전극을 일궈냈기에 기쁨은 더했다. 카자흐스탄은 이번이 아시안게임 네번째 출전이었다.
이번 출전 선수는 예브게니 리(42), 로만 천(36), 세르게이 전(25) 등 3명의 고려인, 그리고 순수 우즈베키스탄 사람인 카나트벡 쿠르바날리예프(25). 그러나 남자개인전에서 카나트벡이 최종합계 34오버파 322타(82+83+82+75)로 전체 86명 중 공동 69위에 오른 게 최고성적. 로만 천은 60오버파 348타(91+84+92+81)로 81위까지 처졌다.
한국에서 숱한 제자를 길러내 ‘양싸부’로 불리는 양 감독은 이에 대해 “선수들이 빠른 그린에 적응하지 못한 탓”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카자흐스탄엔 골프장이 10개이고, 대통령이 골프를 친다. 그러나 우즈베키스탄에는 골프장이 1개 뿐이고 대통령이 골프도 안 친다”며 “우즈베키스탄골프협회장이 카자흐스탄을 누른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연락했다”고 전했다. 양 감독은 두 나라는 한·일보다 더 앙숙 관계라고 했다. 양 감독은 “이번에 가능성을 찾은 게 소득”이라며 “아시안게임 이후 2020 도쿄올림픽을 향한 2년 간의 훈련을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자카르타/김경무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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