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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자들 북 선수 한마디에 ‘깜놀’…북한이 달라졌다

등록 2018-08-26 17:00수정 2018-08-26 19:17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북, 벌써 금메달 11개…역대 최고 성적 기대
남북 관계 순풍 영향 인터뷰도 우호적·적극적
북한 역도의 리성금이 지난 20일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역도 여자 48㎏급에서 금메달을 따낸 뒤 남북 공동응원단과 기념사진을 찍으며 환하게 웃고 있다. 자카르타/연합뉴스
북한 역도의 리성금이 지난 20일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역도 여자 48㎏급에서 금메달을 따낸 뒤 남북 공동응원단과 기념사진을 찍으며 환하게 웃고 있다. 자카르타/연합뉴스
지난 20일 역도 남자 56㎏급에서 금메달을 딴 북한의 엄윤철(27)은 “남측 관중의 열렬한 응원이 큰 힘이 됐다”고 말해 한국 기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그는 한국 기자들이 북한의 여름 아시안게임 통산 100번째 금메달이라고 일러주자 “그렇습네까? 나는 몰랐습네다”라며 웃음짓기도 했다. 그가 4년 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뒤 “달걀에 김정은 원수님의 사상을 넣으면 바위도 깰 수 있다”고 말했던 것에 견주면 같은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였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참가한 북한 선수들의 태도가 확연히 달라졌다. 과거의 경직된 모습과 체제 찬양 일색의 인터뷰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과거엔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한마디 해달라”는 기자들의 요청에 그냥 지나가기 일쑤였지만 이번엔 감정 표현까지 솔직하다.

역도 남자 69㎏급에서 우승한 오강철(25)은 5월에 돌아가신 어머니를 떠올리며 한국 기자들 앞에서 눈물까지 쏟았다. 그는 “이제 경기 끝나고 어머니에게 찾아가서 금메달 드리고 인사하겠다”며 울먹였다. 레슬링 여자 자유형 53㎏급에서 금메달을 딴 박영미(27)는 “한국에서 영미가 유명한 걸 아느냐”고 묻자 “그렇습니까?”라며 수줍게 되물었고, “남측 국민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고 하자 “끝까지 열심히 하면 결과가 따라온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남쪽 공동응원단의 사인과 기념촬영 요청에도 흔쾌히 응했다. 4년 전에는 상상하기 힘든 행동이었다. 역도 여자 48㎏급의 리성금(21)은 시상식이 끝난 뒤 공동응원단이 찾아가 사인을 요청하자 흔쾌히 응했고, 응원단과 단체사진도 찍었다. “예뻐요”라는 응원에는 환한 웃음으로 화답했다.

북한의 성적도 달라졌다. 대회가 딱 절반이 지난 26일 현재 벌써 금메달 11개를 따냈다. 금메달 17개로 종합 4위에 올랐던 1982년 뉴델리 대회 이후 36년 만에 역대 최고 성적을 낼 가능성도 있다. 1974년 테헤란 대회부터 아시안게임에 참가하기 시작한 북한은 1980년대까지 아시안게임을 한국과의 ‘스포츠 전쟁’을 통한 체제 우위 수단으로 삼으려는 의도가 강했다. “일본이 자국 선수단에 입국 비자를 요구한다”는 황당한 이유로 불참한 1994년 히로시마 대회 이후 1998년 방콕 대회부터 5회 연속 금메달 10개 이하였다.

기영노 스포츠평론가는 “금메달 11개 중 7개가 나온 역도에서 중국이 도핑 징계로 불참한 반사이익이 있다”면서도 “북한의 성적과 태도 변화는 남북 정상회담 이후 국제대회에 자주 참가하는 등 활발한 남북 교류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자카르타/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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