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야구대표팀이 27일 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야구장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인도네시아와의 조별리그에서 15-0 5회 콜드게임으로 이긴 뒤 담담한 표정을 짓고 있다. 자카르타/연합뉴스
201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은 야구 팬들에겐 기억하고 싶지 않은 대회다. 당시 한국은 1라운드에서 네덜란드, 대만과 나란히 2승1패 기록했다. 하지만 팀 퀄리티 밸런스(TQB) 룰에 따라 대만, 네덜란드에 이어 3위가 되면서 2라운드 진출에 실패하고 짐을 싸야 했다.
네덜란드에 0-5로 완패한 뒤 대만에 3-2로 이겼지만 대만이 네덜란드에 7-4로 이기면서 세 팀이 동률이 됐다. 하지만 한국은 두 팀을 상대로 17이닝 3득점 7실점이었고, 대만은 17이닝 10득점 6실점, 네덜란드는 8득점 8실점을 기록하며 대만이 1위, 네덜란드가 2위, 한국이 3위가 된 것이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은 사실상 한국과 일본, 대만이 우승을 다투고 있다. 나머지 나라들과의 실력 차가 커 사실상 이 세 나라가 메달 색깔을 다투는 형국이다.
10개국이 출전한 이번 대회는 실력 차가 확연한 타이, 스리랑카, 그리고 이만수 단장이 이끄는 라오스가 사전 라운드를 벌였고, 타이가 2승을 거두며 본 라운드에 올랐다. 스리랑카와 라오스를 제외한 8개국이 4개국씩 A조(일본, 중국, 타이, 파키스탄)와 B조(한국, 대만, 인도네시아, 홍콩)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벌인 뒤 각조 상위 2개국씩 4개국이 조별리그 성적을 안고 슈퍼라운드를 벌인다. 슈퍼라운드에서 1위와 2위가 결승, 3위와 4위가 동메달 결정전을 치른다. 준결승이 없는 셈이다.
A조에선 한국과 대만, B조에선 일본과 중국이 슈퍼라운드에 진출할 가능성이 매우 짙다. 3패할 가능성이 높은 중국을 제외하고 한국, 대만, 일본이 물고 물렸을 때 결승 진출 두 팀을 가리는 방식이 바로 월드베이스볼 클래식 때의 팀 퀄리티 밸런스(TQB) 룰이다. 쉽게 말해 득실 차와 유사하지만 꼭 같지도 않다.
한국은 대만에 1-2로 졌기 때문에 이미 1패를 안았다. 일본을 반드시 이겨야 결승 진출 희망이 생긴다. 그런데 일본이 한국에 지고, 대만에 이긴다면 세 팀이 물고물리게 되고, 팀 퀄리티 밸런스(TQB) 룰로 상위 2개국에게 결승 진출권이 주어진다. 티큐비 룰 공식은 (총득점÷총공격 이닝)-(총실점÷총수비 이닝)이다. 축구나 농구의 골득실과 유사하지만 야구는 후공인 팀이 9회초까지 앞설 경우 9회말 공격을 하지 않기 때문에 이런 룰이 도입된 것이다. 득점을 많이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점을 적게 하는 팀이 좀더 유리하다.
문제는 한국이 일본에 이기더라도 결승 진출에 실패할 수 있다는 점이다. 만약 한국이 일본한테 다득점 양상의 1점 차로 이기고, 대만이 일본에 적은 득점의 1점 차로 진다면 자칫 한국이 탈락할 수도 있다. 한국은 이래저래 대만한테 진 것이 골치거리가 되고 있다.
한편 한국은 27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글로라 붕카르노(GBK) 야구장에서 열린 조별리그 B조 2차전에서 개최국 인도네시아에 15-0, 5회 콜드게임승을 거뒀다.
한국은 1회말 1점, 2회말 4점, 3회말 6점, 4회말 2점, 5회말 2점을 뽑는 등 매 이닝 득점에 성공하며 5이닝 만에 경기를 마무리했다.
한국은 전날 대만전에서 우셩펑(합작금고은행), 왕쭝하오(대만전력), 왕정하오(합작금고은행) 등 대만의 실업리그 투수 3명을 공략하지 못해 1-2로 참패했다. 6안타 빈타에 허덕였던 한국 타선은 약체 인도네시아를 상대로 안타 수에서 14-3으로 앞섰다.
유격수 요원인 김하성과 오지환이 동시에 장염 증세로 결장한 가운데 유격수로 나선 8번 타자 황재균은 연타석 홈런 포함 3타수 2안타 5타점으로 활약했다.
자카르타/김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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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보] 2018 아시안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