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인도네시아 장애인아시안게임에 출전한 사이클 김지연(오른쪽)이 8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센툴 국제서킷에서 열린 텐덤사이클 여자 시각 개인 독주에서 금메달을 따내 한국선수단에 대회 첫 금메달을 안긴 뒤 파일럿 노혜성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텐덤사이클의 김지연(52·제주장애인사이클연맹·시각장애)이 2018 인도네시아 장애인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선수단에 첫 금메달을 안겼다.
김지연은 8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센툴 국제서키트에서 열린 여자시각 개인 도로독주 경기에서 30분49초522의 기록으로 1위에 올랐다. 생애 첫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그는 파일럿 노효성(34·제주)과 함께 눈부신 질주로 2위 말레이시아 모흐드 자이스(30분57초697)를 8초 이상 앞섰다.
꽃다운 스물여섯살에 중심성 망막증으로 오른쪽 시력을 잃은 김지연은 2006년부터 시각장애인복지관 텐덤사이클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첫 페달을 밟았다. 지난해 전국장애인체전에서 200m 스프린트 1위, 도로독주 1위 등 2관왕에 오르며 절정의 기량을 과시한 그는 인도네시아 장애인 아시안게임에서 지난 10년의 피나는 노력을 보상받았다.
김지연은 경기 뒤 “아시안게임은 첫 출전이었기 때문에 애초 목표는 3위였다”며 “메달을 바라지 않았는데 한국선수단 첫 금메달에, 첫 출전 금메달을 따내다니 너무 감개무량하다”는 소감을 밝혔다.
기대 이상의 성적에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김지연은 “올해 합숙 훈련 때 독주 연습을 많이 했다. 중점적으로 했던 것이 금메달이라는 좋은 결실을 맺은 것 같다”며 “사실 올해 첫 국가대표에 선발되고 첫 합숙 훈련을 하면서 적응을 하지 못해 힘들었다. 포기하고 싶고 내려놓고 싶었지만, 그럴 때마다 끝까지 가야지라는 마음으로 여기까지 오게 됐다”며 힘든 시간들을 돌아봤다.
김지연의 길잡이가 된 ‘파일럿’ 노효성은 “대회 준비 과정을 거치면서 언니(김지연)와 많이 힘들었다. 언니를 정상에 올려 놓자는 마음 하나로 달려왔는데, 금메달을 따서 너무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그는 “시합 전에 언니에게 ‘언니 연금 따고 싶다고 했잖아. 내가 따줄게”라고 서로 다짐했었다. 그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서 너무 좋다”며 활짝 웃었다.
이어 탁구장에서는 한국 선수끼리 잇따라 결승에서 맞붙는 등 메달이 쏟아졌다. 박진철(36·광주광역시청)은 자카르타 에코벤션 안촐에서 열린 탁구 남자단식 티티(TT)2 등급에서 차수용(38·대구광역시청)을 세트점수 3-0으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박진철은 김지연보다 불과 13분 늦게 금메달을 따 이번 대회 한국 선수단 첫 금메달의 영광은 김지연에게 돌아갔다.
탁구 결승에서 명승부 끝에 금메달과 은메달을 나란히 따낸 김영건(오른쪽)과 김정길. 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이어 김영건(34·광주광역시장애인탁구협회)은 남자단식 티티(TT)4 등급 결승에서 후배 김정길(32·광주광역시청)거을 접전 끝에 세트점수 3-2로 이겨 인천 대회에 이어 2연패를 달성했다. 티티(TT)1의 남기원도 하메드 라티프(쿠웨이트)를 꺾고 금메달을 따냈다. 한국 탁구는 이날 금메달 3개(박진철 김영건 남기원) 은메달 2개(차수용 김정길), 동메달 4개(서수연 이미규 서양희, 김기영)를 휩쓸었다.
볼링의 김정훈(43·경기도장애인체육회)은 장애인아시안게임 볼링 개인전 3연패를 달성했다. 볼링 혼성 개인전(스포츠등급 B1)에서 6게임 합계 955점을 기록해 1위에 올랐다. 2010년 광저우 장애인아시안게임에서 2관왕(개인전·2인조), 2014년 인천 장애인아시안게임에서 3관왕(개인전·2인조·단체전)에 등극했던 김정훈은 대회 개인전 3연패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함께 출전한 양현경(49·알지피코리아)은 6게임 합계 924점을 기록해 은메달을 획득했다.
자카르타/공동취재단, 김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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