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8년 6월 25일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에 출석하는 조 전 코치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해 5~12월 축구, 야구 등 5개 종목 조사
여자선수 37.7% 입단 이후 성폭력 피해 경험
문체부 “피해 선수들 법률지원 강화할 것”
여자선수 37.7% 입단 이후 성폭력 피해 경험
문체부 “피해 선수들 법률지원 강화할 것”
축구, 야구, 농구, 배구, 골프 등 5대 프로스포츠 여성 선수의 37.7%가 성폭력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국프로스포츠협회와 함께 지난해 5~12월 5대 프로스포츠 선수와 직원을 대상으로 한 성폭력 실태조사를 26일 발표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온라인과 모바일을 통한 비대면·무기명 전수조사(8035명)를 시도했고, 927명이 응답했다.
조사결과를 보면, 여자선수의 37.7%가 프로팀에 들어간 뒤 성폭력 피해를 입었다고 답했다. 또 최근 1년간 성폭력 피해를 묻는 말에서는 여자선수의 11.3%가 피해 사실을 알렸다. 선수를 포함한 전체 여성 종사자들의 입사 뒤 성폭력 피해(37.3%), 최근 1년간 성폭력 피해(11.9%)도 비슷하게 나왔다.
성폭력 범위에는 언어적 성희롱부터 온라인 사진 올리기, 육체적 추행, 준강간, 강간 등이 포함된다.
전체 여성 응답자의 성폭력 피해 유형에서는 언어적·시각적·기타 성희롱이 12.7%(여성 33.0%, 남성 5.1%)로 가장 높았다. 육체적 성희롱 피해는 4.3%(여성 12.9%, 남성1.0%), 온라인 성범죄 피해는 1.1%(여성 4.0%, 남성 0%) 등이었다.
성폭력 가해자는 선수의 경우 코칭스태프(35.9%)가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이 선배 선수(34.4%)였다. 가해 장소는 회식 자리(50.2%)와 훈련장(46.1%)이 가장 많았다.
피해자 중 내부 또는 외부 기관에 성폭력 피해 사실을 신고했다는 응답은 4.4%에 불과했다. 69.5%는 주위에조차 알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문체부 관계자는 “5개 프로스포츠 7개 연맹의 성폭력 자체 징계규정이 제각각이다. 이번 조사를 계기로 중대한 성폭력의 경우 가해자의 영구제명을 명시하고, 성폭력 은폐를 시도한 구단·지도자에 대한 처벌 규정을 신설할 것을 권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각 프로연맹의 신고센터와는 별도로 ‘프로스포츠 성폭력 피해자 지원센터(가칭)’를 만들어 신고 접수부터 민·형사 소송까지 성폭력 피해자를 위한 상담, 심리치료, 법률지원 등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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