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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키퍼 출신 아내의 조언, 골문 지킬 때 ‘특효약’이랍니다

등록 2021-02-25 05:59수정 2021-02-25 07:33

★별별스타★ 핸드볼 대표 수문장 두산 박찬영
부인 이민희씨 항상 경기 조언
지치고 힘들 때 가족이 큰 힘
부모님 지어준 보약 덕 39살에도 펄펄
플레잉 코치로 운동 오래 하고파
남자 핸드볼 두산의 골키퍼 박찬영. 대한핸드볼협회 제공
남자 핸드볼 두산의 골키퍼 박찬영. 대한핸드볼협회 제공

지금 핸드볼은 두산 천하다.

2011년 출범한 핸드볼코리아리그에서 두산은 2014시즌을 제외하고 9차례 우승하는 ‘넘사벽’ 전력을 과시 중이다. 2020~2021 SK핸드볼코리아리그에서도 인천도시공사를 꺾고 리그 6년 연속 통합 우승을 일궈냈다.

두산 독주 체제엔 여러 요인이 있다. 핸드볼 레전드 윤경신(48) 감독의 리더십과 간판스타 센터백 정의경(36)의 활약 등이 합쳐진 결과다. 하지만 2007년 두산에 입단해 14년 동안 든든하게 골문을 지켜온 골키퍼 박찬영(38)의 존재도 빼놓을 수 없다. 이번 시즌 챔피언전에서 박찬영은 방어율 37.3%(25/67)를 기록하며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두산 왕궁을 지키는 든든한 ‘수문장’ 박찬영을 지난 22일 전화로 만났다.

“우승은 언제라도 기쁘다”

우승을 너무 많이 하면 무덤덤하지 않을까. 하지만 박찬영은 아직도 갈증을 느낀다고 했다. 그는 “우승은 언제나 기쁘다. 우승컵을 들어 올렸을 때의 짜릿함은 느껴본 사람만이 안다”며 “뛸 수 있을 때까지 뛰면서 우승을 더 해보고 싶다”고 욕심을 드러냈다.

한국 나이로 서른아홉, 적지 않은 나이지만 그는 “아직 체력엔 자신 있다”고 우렁차게 말했다. 공격수만큼 체력 소비가 크지 않은 골키퍼인 탓도 있지만, 윤경신 감독이 최고참에게 걸맞은 대우를 해주면서 체력 안배에 신경을 써준다. “팀 평균 나이가 30대다. 선수들이 경기 끝나면 다 쓰러져 있다. 나도 힘들긴 하지만 감독님 배려로 체력 유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체력의 비밀은 또 있다. 그의 부모님은 부산에서 한약방을 운영 중이다. “어렸을 때부터 보약을 항상 먹으면서 운동해왔다. 그 덕도 있는 거 같다”고 유쾌하게 웃었다.

두산의 ‘우승 비밀’이 궁금했다. 그의 답은 간단했다. “팀워크다.” 팀워크가 다른 팀들이 넘볼 수 없을 정도로 좋단다. 팀워크를 유지해주는 수단은 의외로 골프였다. 윤경신 감독은 소문난 골프 마니아다. 그래서 두산에 입단한 선수들은 신인 때부터 골프를 배운다. “훈련 중이나 경기 때는 팀의 기강이 세다. 하지만 경기가 없는 날엔 다 함께 스크린 골프를 치러 다니면서 우애를 다진다. 스트레스도 풀면서 팀워크를 다지는 좋은 방법이다”라고 그는 귀띔했다.

두산의 박찬영. 두산 제공
두산의 박찬영. 두산 제공

“3년4개월 만의 패배, 충격”

올 시즌은 유독 힘들었다. 코로나19 사태로 제대로 된 훈련을 하지 못한 데다, 리그가 늦게 개막하면서 1주일에 2게임을 하는 지옥의 레이스가 이어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시즌 개막 경기에서 인천도시공사에 덜미를 잡혔다. 무려 3년4개월 만의 패배였다. “지는 걸 잘 못 느껴봤다. 막상 지니깐 상실감이 컸다. 가뜩이나 리그도 힘든데 큰일 났다 싶었다”고 박찬영은 당시를 회상했다. 이런 선수들의 부담을 알아챈 윤경신 감독은 채찍이 아닌 당근을 들었다.

“예전엔 경기에서 지면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감독님이 오히려 ‘지는 게 보약이 될 수 있다’며 다독여 줬다.” 윤 감독의 리더십에 선수들은 다시 똘똘 뭉쳐 우승컵을 들었다.

고참인 박찬영도 팀 내 힘든 일이 생기면, 후배들을 먼저 챙긴다. 시즌 첫 경기에 졌을 때 기가 죽어있던 후배들을 다독여 준 것도 박찬영이다. 특히 골키퍼 후배에 대한 사랑은 남다르다. “골키퍼 역량의 80%는 자신감인데, 후배들의 기를 죽일 순 없다”는 것이 그 이유다.

“골키퍼 하면 떠오르는 선수 되고 싶다”

박찬영은 현재 재활 중이다. 시즌 내내 좋지 않았던 발뒤꿈치가 챔피언결정전을 거치며 탈이 났다. 어떻게 하든 골문을 막아야겠다며 몸을 날린 결과다. 이렇게 지치고 힘들 때 자신을 지지해주는 것은 가족이다. 부인 이민희씨도 전 핸드볼 골키퍼 출신이다. 핸드볼 골키퍼 부부의 탄생이라 2010년 결혼 당시 화제였다. “경기를 보고 항상 조언해준다. (정)의경이 부인과도 서로 친해서 집에서 모여 함께 경기를 보고 응원하기도 한다”며 “오히려 현역 시절 때보다 잘하라고 잔소리를 더 많이 한다”고 크게 웃었다. 9살 아들, 6살 딸은 또래보다 머리 하나가 커 운동을 시킬지 행복한 고민 중이다.

“핸드볼 골키퍼 하면 떠오르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박찬영은 “플레잉 코치로 뛰면서 운동을 최대한 오래 하고 싶다. 큰 욕심은 없다”고 말했다. 한국 대표 핸드볼 골키퍼의 꿈은 의외로 소박했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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