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연이 26일 일본 지바 마쿠하리 메세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펜싱 여자 사브르 16강전에서 헝가리의 언너 마르톤과의 대결에서 패한 뒤 피스트를 떠나고 있다. 도쿄/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2020 도쿄올림픽에서 한국 펜싱 대표팀이 동메달 1개의 성과를 남기고 개인전을 마무리했다. 올림픽 메달리스트들이 대거 소속돼 ‘역대급’ 전력으로 평가받는 대표팀은 전열을 정비해 단체전에서 다시 메달 사냥에 나선다.
2012 런던올림픽 개인전 금메달리스트인 김지연(33·서울시)은 26일 열린 여자 사브르 개인전에서 마리엘 자구니스(미국)을 만나 12-15로 져 16강에서 탈락했다. 이 경기를 끝으로 한국 펜싱 대표팀 18명 중 개인전에 출전한 14명 경기가 모두 마무리됐다. 한국은 ‘맏형’ 김정환(38·국민체육진흥공단)만이 사브르 개인전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6 리우 대회에 이어 두 번째로 개인전 동메달이다.
펜싱은 순발력과 체력은 기본이고 찰나의 순간 속 판단력이 승부를 좌우하는 스포츠이기에 선수별 국제대회 성적 또는 세계 순위만으로는 경기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 월드컵이나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더라도 올림픽에서 메달권에 진입하지 못하는 사례가 많다. 도쿄올림픽에선 오상욱(25·성남시청)이 여기에 해당했다. 2019 세계선수권대회 개인전, 단체전은 물론 2021 부다페스트 국제월드컵 개인전에서도 1위를 차지하며 1번 시드로 출전한 오상욱은 사브르 개인전에서 산드로 바자제(조지아)에게 13-15로 패해 8강에서 탈락했다. 올림픽 개최 전만 해도 금메달 ‘0’순위로 꼽혔지만 다음 대회를 기약하게 됐다.
2016 리우 대회 에페에서 “할 수 있다” 돌풍을 일으키며 극적인 역전승으로 금메달을 따낸 박상영(26·울산시)도 이번에는 8강에서 멈춰서야 했다. 박상영은 25일 시크로시 저게리(헝가리)를 만나 2라운드까지 10-9로 앞서나가다 3라운드에서 역전을 허용해 12-15로 패했다. 무려 6개의 메달(금2·은1·동3)을 쓸어담았던 2012 런던 대회의 ‘영웅들’ 중 한때 ‘세계 1위’였던 구본길(사브르·단체전 금메달), ‘세계 2위’인 최인정(에페·단체전 은메달)은 32강에서, 37살 ‘맏언니’ 전희숙(플뢰레·단체전 동메달)은 8강에서 아쉽게 패해 피스트(펜싱 경기장)를 내려와야 했다.
26일 일본 지바마쿠하리 메세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펜싱 여자 사브르 16강전에서 한국 김지연이 미국 마리엘 자구니스에게 패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2021.07.25 도쿄=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이밖에 여자 사브르 개인전에서는 윤지수(28·국민대)와 최수연(31·동의대)이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16강전에서 졌고, 남자 에페 개인전에 출전한 권영준(34·한체대)과 마세건(27·부산광역시청)도 각각 32강전과 64강전에서 탈락했다. 여자 에페 개인전에 출전한 강영미(36)는 32강, 송세라(28·부산광역시청)는 16강에서 멈췄다. 남자 플뢰레 개인전에 한국 선수 중 유일하게 출전한 이광현(28·한체대)은 키릴 보로다체프(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와 32강에서 만나 14-15로 역전패했다.
선수들은 개인전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단체전을 준비하게 됐다. 한국은 27일부터 남녀 에페, 사브르 단체전에 참가한다. 2016리우 대회에서 한국 펜싱은 2개(박상영 금1, 김정환 동1)의 메달을 획득했다.
장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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